윤석금 회장 "기업회생 위해 뛸 것"…웅진그룹 '재건' 본격화

입력 2015-12-15 07:27
수정 2015-12-15 11:32


배임과 사기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은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70·사진)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4부(부장판사 최재형)는 1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배임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윤 회장에게 1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4부(부장판사 최재형)는 "서민층이 예금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서울상호저축은행에 대한 지원은 예금자를 보호하기 위한 고려가 있었다"며 "계열사에 대한 지원 과정에서 개인적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점도 참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윤석금 회장의 그룹 재건 행보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 "사익 추구하지 않아"

재판부는 "부실 계열사 극동건설과 웅진캐피탈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우량 계열사를 동원해 거액을 지원한 것은 결과적으로 지원에 나선 계열사 주주와 채권단의 손해로 이어졌다"며 검찰이 제기한 배임 혐의에는 유죄를 선고했다.

'계열사 지원 행위 탓에 1,580억원의 손해를 입혔다'는 검찰 주장 대부분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계열사들이 자금 지원을 하면서 충분한 토의를 거치고 정보를 수집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사실상 윤 회장이 지시해 계열사 간 자금 지원이 결정됐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어 "웅진캐피탈의 경우 사실상 윤 회장 개인 회사로 볼 수 있는데 대주주와 계열사 간 이해상충이 있을 여지가 있을 때는 더욱 엄격하게 (지원 여부를) 판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집행유예로 감형한 것에 대해 재판부는 "계열사들이 지원하기에 앞서 윤 회장이 사재 대부분을 출연해 1,800억원가량의 손해를 감수했다"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막 마쳐 다시 한 번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합당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1,198억원의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혐의에 대해선 1심 때처럼 무죄로 결론났다.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 CP를 발행한 게 투자자들에게 고의로 피해를 입히려 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윤 회장과 공모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받은 신광수 웅진에너지 부사장과 이주석 전 웅진그룹 부회장도 이날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됐다.

◆ 윤 회장 "배임 판결은 아쉽다"

윤 회장은 판결 직후 "최선은 아니어도 차선인 결과가 나왔다"며 "(재판부가) 구속하지 않고 기회를 줬으니 기업 회생과 사회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다만 "지금까지 투명 경영을 실천하려고 조금도 법에 어긋나는 행동은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며 "금융감독원과 검찰조사에서도 개인 비리가 일절 나오지 않았는데 배임죄가 적용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배임은 고의성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돼야 하는데 사재를 2천억원 가까이 털어 넣었으므로 고의적으로 계열사에 손해를 입힌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형법상 배임죄는 '자신의 임무에 위반하는 행위'로 규정돼 있다.

기업인이 자기 자신이나 제3자의 이익을 위해 고의적으로 손해를 끼친 게 아니어도 배임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배임죄 적용 때 범위를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래서 나온다.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면서도 배임죄 때문에 기업가들이 과감한 의사결정을 못 하기 때문이다.

◆ 그룹 '재건' 본격화

웅진그룹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거치며 외형이 크게 쪼그라든 상태다.

웅진코웨이(현 코웨이), 웅진케미칼(도레이케미칼), 웅진식품 등 핵심 계열사 대부분을 팔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룹의 모태가 된 교육·출판기업 웅진씽크빅과 태양광 에너지사업을 하는 웅진에너지가 주력 계열사다.

지난해 법정관리 졸업 이후 윤 회장은 화장품 방문판매 사업을 새롭게 시작했다.

수입 화장품을 들여와 판매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향후 자체 브랜드 화장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방문판매 사업도 새롭게 구상 중이다.

과거 가가호호 방문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 방문판매'를 도입하는 등 새로운 판매 방식을 개발하기로 했다.

윤 회장은 "소비자 트렌드변화를 민감하게 분석 중"이라며 "내년에 좀 더 가시화된 내용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부터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현재 코웨이가 하고 있는 환경생활가전 사업에도 진출할 전망이다.

웅진그룹은 2013년 초 코웨이를 사모펀드 MBK에 팔면서 '5년 겸업금지' 조항을 뒀다.

이 때문에 매각 후 5년이 지난 시점에 이 사업을 재개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사 웅진의 자체 사업인 콜센터 위탁 운영과 정보기술(IT) 서비스 등도 확대할 예정이다.

웅진은 IT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중견·중소기업을 위한 클라우드형 통합 패키지 '클라우드 원팩'을 지난달 출시하기도 했다.

웅진씽크빅은 태블릿 PC를 활용한 온·오프라인 융합 콘텐츠에 주력하고 있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