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생활건강 보떼 홈페이지 캡쳐
LG생활건강이 파트너숍 개념으로 전개하는 화장품 멀티 브랜드숍 '보떼(BEAUTE)'가 이원화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보떼는 LG생활건강이 지난 10월 새로운 멀티 브랜드숍 '투마루(TOMARU)'를 론칭하면서 진로가 불분명해졌다. 수년 째 지지부진한 매출 추이를 보이고 있던 차에 컨셉과 브랜드를 일부 공유하는 투마루가 출현하면서 더욱 입지가 애매해진 것이다.
보떼는 800여 매장의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진작부터 계륵과 같은 존재로 비춰지고 있던 터였다. 같은 멀티 브랜드숍이면서도 경쟁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ARITAUM)에 비해 실적과 화제성에서 크게 밀렸기 때문이다.
아리따움은 본사인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 구성 비중이 월등히 높고 가맹 방식인 반면 보떼는 단순 약정 매장으로서 LG생활건강 외 타사 브랜드 취급이 비교적 자유롭다는 차이가 있다. 새로 출범한 투마루는 아리따움과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멀티 브랜드숍으로서 보떼의 한계를 인정한 LG생활건강의 다음 선택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남은 보떼 매장을 향해 LG생활건강이 새롭게 빼든 카드는 이른바 '뉴보떼' 전략이다. 일선 보떼 운영주들에 따르면 최근 LG생활건강 측은 매장 입지와 규모에 따라 일부 매장에 인테리어 및 브랜드 개편을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떼'라는 상호는 그대로 유지하되 CNP차앤박을 비롯해 투마루를 구성하는 브랜드 일부를 보강하고 인테리어를 새로이 해 기존과 차별화한다는 것이다. 대체로 역세권을 포함해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하고 게 중에 매출 외형이 높은 보떼 매장들이 그 대상이다.
개별 매장마다 차이는 다소 있지만 인테리어 교체 비용은 본사가 높은 비중으로 부담하고 판매사원도 지원한다는 매력적인 제안이 포함됐다. 다만 LG생활건강 브랜드 제품의 공급가격은 기존보다 5% 가량 상승하며 진열 및 판매 제품 구성에 LG생활건강 브랜드 비중을 높여야한다는 전제 조건이 달렸다. 이름은 그대로 보떼지만 브랜드 구성과 운영방식이 투마루와 좀 더 유사해지는 셈이다.
LG생활건강의 뉴보떼 전략은 각 지역마다 연내 오픈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보떼 매장 운영주들은 냉랭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시판유통 정책과 의지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뉴보떼 전환 제안을 받았다는 지방의 한 보떼 운영주는 "보떼가 아리따움에 밀린 데는 본사 브랜드 파워와 육성 의지의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보는데 자꾸 엉뚱한 처방만 내놓는다"며 "사실상 타사 브랜드 제품 판매로 매장을 꾸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LG생활건강 브랜드의 취급 비중을 높일 여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다른 지역의 보떼 운영주는 "그동안 주력으로 판매해온 LG생활건강 브랜드들이 홈쇼핑 등에서 병행 판매되는가 하면 비욘드 같은 경우는 아예 단독 브랜드숍으로 분리돼 공급조차 못 받게 됐고 또다시 같은 브랜드들을 대거 취급하는 투마루마저 나왔다"며 "보떼 운영주들만 골탕을 먹는 상황이 계속되는데 어떤 믿음을 가질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