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시 재계 의견 듣겠다”

입력 2015-12-08 14:54
수정 2015-12-08 15:31


금융당국이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도입과 관련해 재계와 상장사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지난 2일 진행된 관련 공청회에 기업들을 초청하지 않은 데 대해 재계가 강한 불만을 제기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됩니다.

금융위원회는 8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앞서 기업 등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상장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 개최 등 의견수렴을 위한 절차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연기금을 수탁·운용하는 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기관투자가의 행동강령을 의미합니다.

서양에서 큰 저택이나 집안일을 맡아 보는 '집사(스튜어드)'처럼 기관투자자도 고객 재산을 선량하게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뜻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라는 용어가 생겨났습니다.

이 제도는 영국 등 선진국에서 운영하는 제도로 기관투자자가 배당이나 시세차익에 대한 관심에서 그치지 않고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토록 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 비율을 문제 삼고 나선 데 대해 우리 기관투자자들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부터입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식을 가진 기관 투자자들은 합병 찬·반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았고 국민연금은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합병 반대 권고에도 불구하고 합병 안건에 찬성했습니다.

금융위는 기관투자자의 이해 상충 사실과 의결권 행사의 근거, 활동 내역 등을 공개하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며 기관투자자별로 자율적으로 도입·운용하는 방향으로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당초 올 상반기 도입 예정이던 이 제도는 재계의 반발과 기관투자자의 우려 등으로 지연돼 지금은 내년 도입을 목표로 추진 중입니다.

금융위는 올해 안에 스튜어드십 코드의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마련하고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정작 제도 도입을 위한 공청회에 이해당사자인 재계와 기업 관계자들을 초청하지 않아 사단이 난 것입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업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해 최종 방안에 반영할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며 “이해관계자 등과 공감대를 형성한 뒤 최종 도입 방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