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 실패 후폭풍‥오일머니 이탈 가속

입력 2015-12-07 17:36
<앵커>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말사이 석유수출국기구인 OPEC가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원자재 시장은 물론 증시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에서는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오일머니의 이탈이 가속화 될 것이란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김치형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오일머니 이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노르웨이 등 주요 산유국들의 재정상황 악화로 이들의 국부펀드가 국내 증시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 외국인 국적별 국내 주식 보유액을 살핀 결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내주식보유 금액이 지난해 말 16조680억원엣 최근 12조5200억원으로 3조5000억원 이상 줄었습니다.

비중으로 계산했을 경우 전체 보유금액의 27% 가량을 1년새 처분한 것입니다.

특히 7월과 8월 1~2천억 수준에 불과했던 사우디계 자금 이탈이 9월 9400억을 넘어서더니 10월에는 1조8천억원까지 급증했습니다.

이 같은 오일머니의 증시이탈은 비단 국내 증시만의 일은 아닙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인 사우디아라비아 통화청(SAMA)은 글로벌 해외투자자산을 상반기에만 600~700억 달러 가량 회수하며 전체 투자자산의 규모를 10%나 감소시켰습니다.

노르웨이 역시 같은 기간 해외투자자산 규모를 11% 줄이며 자금 회수에 나선 상태입니다.

문제는 이 같은 오일머니의 이탈이 신흥국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전화인터뷰>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무래도 이머징 쪽이 최우선이 되겠죠. 미국쪽이 달러라든지 메리트가 큰 부분이기 때문에...이머징쪽은 상대적으로 펀더멘털이나 미국의

금리인상 등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보면..."

향후 유가 추가하락은 중동 국가들의 재정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이는 이들의 해외자산 추가 매각의 압력을 높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깁니다.

더구나 12월 미국의 금리인상이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OPEC 감산 합의 불발에 따른 원유시장의 치킨게임 격화 움직임은 이머징 국가들의 경기는 물론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의 추가 불안 요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입니다.

한국경제TV 김치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