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런던 동부 지하철역에서 발생한 흉기난동이 미국 샌버나디노 총기난사와 마찬가지로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lone wolf)의 자생적 테러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6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 중인 영국 런던 경찰청 대테러사령부(CTC)는 현행범으로 체포한 29세 남성 무하이딘 마이어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하고 런던 동부에 있는 그의 집을 수색하는 등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사건 직후 현장 목격자 증언 등 정보에 기반해 이번 흉기난동을 테러 사건으로 간주하고 수사하고 있다고 발표했으나, 그 외에 범행 동기나 과정, 극단주의 테러 조직과의 연관성 등 자세한 내용은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범인은 무하이딘이라는 이름으로 미뤄 이슬람계일 가능성이 크지만, 그의 종교나 출신 등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여러 정황상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외로운 늑대'로 불리는 자생적 테러리스트에 가깝다고 추정했다.
'외로운 늑대'는 기존의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조직원이 아니라 스스로 극단주의 이념에 빠져 테러 조직을 추종하고 단독으로 공격에 나서는 이들을 말한다.
이들의 테러는 조직의 직접 지시를 받는 '프로 테러리스트'보다 수법이 단순하고 치밀하지 못하지만, 경찰 등 당국에서 미리 추적해 대처하기는 더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동부 샌버나디노에서 발생한 무슬림 부부의 총기난사 테러도 '자생적 테러'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미국이 종전 대(對)테러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테러 전문가인 라파엘로 판투치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런던 지하철 테러에 대해 "결론 내리기는 이르지만, 공격 대상이 무작위이고 어떤 테러조직에서도 배후를 자처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이번 사건의 용의자는 소위 말하는 외로운 늑대로 보인다"고 말했다.
판투치는 경찰이 사건 발생 직후 수사 초기단계에서 '테러 사건'으로 규정한 사실 자체에서도 용의자가 시리아 문제 등과 관련해 극단적인 행동에 나선 자생적 테러리스트일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영국 언론들은 이 용의자가 범행 당시 "시리아를 위해", "시리아 개입에 대한 대응이다"라고 소리쳤다고 목격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사건 이틀 전인 3일 영국 의회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습을 이라크에서 시리아로 확대하는 방안을 승인했고 영국 공군은 곧바로 시리아 내 IS 원유시설을 공습했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에서 범죄학을 가르치는 폴 길 박사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수법의 기술적 수준이 낮고 능력치도 떨어지며 범행 조짐을 미리 알아내기 어렵다"면서 외로운 늑대의 범행일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미국 국토안보부와 함께 100여명의 '외톨이 테러범'의 행동을 연구한 그는 "'시리아를 위해'라고 외치면서 사람을 찌르는 행위 같은 것은 비교적 쉽게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더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