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정부가 육아 예산을 삭감했다는 소식이다.
정부가 편성한 내년 0~2세 보육료 지원예산은 3조1066억 원이다. 올해 쓴 보육료 지원예산(3조 1377억 원)보다 오히려 311억 원 줄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출산율이 높았던 2012년 흑룡의 해에 태어난 아이들이 누리과정으로 편입되면서 0~2세 영아반 보육료 지원이 자연적으로 감소해 전체 지원 예산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내년 전체 보육예산은 5조 2709억 원이다. 올해 보육예산(5조1861억 원)보다 1.63%(847억 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정부는 자녀를 어린이집 등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키울 때 지급하는 가정양육수당은 동결했다. 정부는 현재 만 0세는 월 20만 원, 1세 15만 원, 2~6세 10만 원을 지급한다. 보육교사 근무수당(근무환경개선비)은 월 3만 원, 아이돌보미 수당은 시간당 6,100원에서 6,500원으로 400원 올리는 데 그쳤다. '저출산→육아지원 축소→출산 기피→저출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법률상 정해진 어린이집 운영시간은 12시간이다. 연장도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 민간어린이집은 연장은커녕 12시간 운영조차 꺼린다. 12시간 종일반 운영에 따른 정부 지원은 미미했지만 보육교사 연장 근무 등으로 인해 부담은 크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맞벌이 부부들의 가장 큰 고민은 등·하원이다. 맞벌이 부부들은 출근보다 늦은 어린이집 등원, 퇴근보다 빠른 하원 시간 탓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맞벌이 부부를 대신해 등·하원을 돕기 위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동원된다. 이른바 '할빠(할아버지+아빠)·할마(할머니+엄마)'들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육아정책연구소(최윤경 부연구위원)가 내놓은 '국내 중국동포 육아 돌보미 현황 및 양육 가치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입주 육아도우미의 경우 지난해 7~8월 기준 급여가 월평균 162만 원이었다. 출퇴근제의 경우는 약 131만 원, 시간제는 약 97만 원이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4월 전체 업종별 종사자의 연령대별 평균 임금을 계산한 결과 30대 월 평균 임금은 176만 2,000원이었다. 입주 육아도우미를 쓰면 한 달 월급이 고스란히 들어가는 셈이다.
최윤경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부모들이 아이돌보미나 육아지원종합센터 등 다양한 공적 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보육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후진국이다", "이래서 애 낳고 싶지 않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낮은 출산율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원인이라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육아예산 삭감 소식이 들려오자 네티즌의 불만이 극에 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