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향기 제품 시장규모 2조 5,000억원
불스원, 신세계, C사 등 대기업 진입 잇달아
향기 공방, 창업 아이템으로 인기…서울에만 10여개 운영
법 규제 미흡, 조향사 스스로 책임감 가져야 해
▲ 디퓨저 만들기에 도전한 2014 미스코리아 진 김서연(사진 이근일 기자)
국내 향기 시장이 커지고 있다.
과거 '향기=향수' 정도로 인식됐다면 최근에는 집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 증대와 함께 디퓨저, 캔들 등 집안의 향기를 책임지는 '홈 프래그런스'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탈취, 향균, 방향제 등 국내 향기 제품 시장 규모는 2조 5,000억원대로 매년 1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 유통사의 방향제 부분 매출 분석을 보면 그 증가율은 더욱 가파르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 9월 섬유에 뿌리는 방향제, 섬유향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7% 늘었다. 옥션 역시 같은 기간 디퓨저 및 방향제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289% 증가했다. 티몬은 올해 1~8월 향초, 디퓨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23%, 120% 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자 최근에는 향기 제품 쪽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자 하는 대기업의 움직임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자동자용품 생산업체 불스원은 지난 4월 향기 전문 브랜드 센틀리에를 론칭, 홍대점과 이촌점 공방을 운영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마트 자연주의 매장을 통해 디퓨저 등 PB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주방용품으로 유명한 C사 역시 미국 시장을 겨냥한 홈 프래그런스 브랜드 론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품기업 역시 최근 향기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례로 1위 기업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프리메라 등 자사 브랜드를 통해 홈 프래그런스 제품을 줄줄이 선보였다. LG생활건강 역시 콜라보레이션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기업뿐 아니라 소자본 창업도 늘고 있다. 통신판매자의 경우 셀수 없이 많고 오프라인 공방만 해도 서촌, 이태원 등 서울 주요 지역에만 10여개가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소자본 창업 제품들을 엄선해 모아 놓은 편집숍이 오픈, 백화점을 중심으로 매장 수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편 향기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법 규제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규모만 커지고 있다는 전제다.
조향산업 관계자는 "홈 프래그런스 등 제품 관리가 올 4월부터 환경부로 이관돼 유해물질과의 통합관리가 한층 강화됐지만 여전히 화장품에 비해서는 성분 등 법 규제가 미흡한 편"이라며 "소비자는 제품 구입 시 브랜드, 향기, 디자인뿐 아니라 건강한 성분을 썼느지, 조향사의 철학이 담긴 제품인지 등을 살펴봐야 하고 제품을 만드는 조향사 역시 직업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스스로의 가치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