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얼룩진 서해대교, 화재 전 최악의 참사는 ‘29중 추돌사고’
지난 2000년 개통된 서해대교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어 이용객들의 불안감이 높다. 특히 지난 3일 발생한 화재로 교량 케이블이 끊어지자, 서해대교 관리와 안전에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긴 다리인 서해대교는 지난 1993년 착공돼 2000년 완공될 때까지 안전사고가 잇따랐다.
96년에는 시공 중이던 기초철근이 넘어지면서 작업 인부 10명이 중경상을 입었고, 99년에는 작업 발판이 붕괴돼 인부 4명이 50여m 아래로 떨어져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개통 이후 지난 2006년에는 짙은 안개로 29중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12명의 사망자와 50명의 부상자를 낸 이 사고는 지금까지 서해대교 최악의 참사로 기억된다.
충남 당진시와 경기도 평택시를 잇는 서해대교는 바다와 인접해있고 평소 안개가 잦은데다 강풍의 영향이 커 사고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서해대교 사고를 계기로 바다 위 교량에 대한 세심한 관리와 점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한국도로공사, 소방본부, 한국전기안전공사, 민간 전문가 등 30여명은 4일 합동감식단을 꾸려 서해대교 화재 원인과 다리의 안정성 여부를 분석 중이다.
이에 따라 하루 평균 통행량이 4만2천대에 달하는 서해대교는 서평택IC∼송악IC 양방향 13㎞ 구간 통행이 전면 금지된 상태다.
화재 현장을 살펴본 한국 교량 및 구조공학회장 고현무 서울대 교수는 "차량 통행 여부는 감식 결과에 따라 정밀 해석을 해야 한다"며 "케이블의 장력, 다리의 기울어짐 등을 지속적으로 측정해서 결론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로 얼룩진 서해대교, 화재 전 최악의 참사는 ‘29중 추돌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