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편일률적인 웨딩홀이 싫다면? 하우스 웨딩 공간도 '발상전환'

입력 2015-12-09 15:34
[손화민 기자]웬만한 결혼식들은 전부 비슷비슷하다. 영화관처럼 나란히 놓인 좌석에 하객들이 잔뜩 차 있고, 신랑 신부는 어색하게 그 앞에서 순서대로 식을 올린다. 식이 끝나면 신랑과 신부는 박수를 받으며 옷을 한 번 더 갈아입고 나타나고, 그 동안 하객들은 식사를 하느라고 정신이 없다.

멀리서 온 신랑 신부의 친구들도, 어렵게 시간을 빼서 온 지인들도 진심어린 축하의 인사 한 마디를 건넬 시간조차 잘 허용되지 않는다. 아쉽기는 당사자들도 마찬가지다. 허둥지둥 새벽부터 준비해서 결혼식을 끝내기는 했는데, 누가 왔는지조차 생각이 나지 않는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평생 한 번 할 결혼식을 이런 식으로 하고 싶지 않은 예비 신랑 신부들은 그래서 하우스 웨딩을 꿈꾼다. 여러 사정으로 하객이 적은 경우, 그 중에서도 하객의 가늠이 어려운 경우라면 하우스 웨딩이 더욱 잘 맞는다. 하우스 웨딩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장소 문제가 가장 큰 난관이 되는데, 발상을 전환하면 선택 폭은 오히려 더 넓다. 이미 많은 선배 부부들이 생각지 못한 알짜 장소에서 하우스 웨딩으로 백년가약을 맺었다.



★생각보다 할 만한...집에서의 결혼식

외국에서나 할 것 같은 진정한 '하우스 웨딩', 즉 집에서의 결혼식은 단독주택이라면 생각보다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아파트 등의 공동주택에서는 사실 층간소음을 비롯한 이웃과의 마찰 우려 때문에 집에서 결혼식을 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가 없지만, 단독주택이라면 특별히 시끄러운 음악이나 소음이 없는 이상 집에서 한바탕 큰 파티를 한다는 생각으로 결혼식을 준비하면 안 될 것도 없다.

막막하겠지만, 음식 문제는 다양한 출장 케이터링 업체를 이용할 수 있고 집에서 결혼하는 만큼 신부도 가벼운 드레스 차림으로 하객들과 파티를 즐기는 게 가능하다. 몇 년 전 큰 화제가 된 가수 이효리의 제주도 집에서의 결혼식이 좋은 예로, 친구들이 직접 해 준 장식과 공연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졌다.

★식사만 간단히도 OK...하우스 웨딩 전용 문화공간

집에서 해야 진정한 의미의 하우스 웨딩이라지만 여러 가지 제약으로 무리라고 판단했다면, 집과 비슷하게 아늑하면서도 편안한 서비스가 가능한 하우스 웨딩 전용 공간으로 다음 시선이 간다. 타이틀은 '하우스 웨딩'이지만 사실 일반 웨딩홀과 별 다를 것이 없는 곳들은 제쳐 두는 편이 낫다. 무엇보다 공간이 소규모 파티를 하기에 적절하게 아늑하면서도 사람들이 오가기 좋게 트여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서울 강남의 웨딩 및 파티 전문 복합문화공간인 파티오나인 나인하우스홀은 이런 공간의 대표 주자격으로, 마치 넓은 주택의 파티 공간처럼 열려 있으면서도 인공 조명이 아닌 자연광이 들어오는 특유의 산뜻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 하우스 웨딩에 제격이다. 하객이 적고 인원을 맞추기 힘들다면 이런 공간을 이용해 다른 사람들이 잘 택하지 않는 평일 예식으로 하우스 웨딩을 하는 것도 좋다. 시간대도 여유롭고 웨딩홀 측에서 주는 각종 혜택도 대부분 많은 편이다.



★공원, 대학 캠퍼스, 골프장까지 '무궁무진'

정말 튀고 싶고 기억에 남는 결혼식을 하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사실 결혼식 장소도 꼭 일반적인 곳으로 한정지을 필요는 없다. 예비 신랑 신부의 직업과 상황에 따라서 이색적인 결혼 장소들이 계속 새롭게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 혼례복 차림으로 공원 한가운데에서 화보 촬영을 하듯이 결혼식을 진행하는가 하면, 대학 교직원이 캠퍼스 한복판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도 한다. 프로골퍼 박인비는 골프선수라는 직업답게 한 골프장의 웨딩 가든에서 백년가약을 맺어 색다른 장소를 선보이기도 했다.

다만 공개된 장소에서 결혼식을 하겠다고 결심했다면 장소가 결혼식 용도로 대관 가능한지를 먼저 잘 알아보고, 야외인 만큼 당일 날씨 변수를 고려하는 치밀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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