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8’ 파고들기] “과거를 묻지 마세요” 김성균의 식칼에서 섬뜩함을 느낀 사연

입력 2015-12-04 08:01
[조은애 기자] 매회 감동과 웃음을 선사하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인기의 중심에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중무장한 배우들이 있다. 특히 이들 중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전작과는 180도 다른 모습을 선보인 배우들이 눈에 띈다. 그 중 살짝(?) 섬뜩한 과거를 가진 배우들을 짚어봤다.

▲김성균- 이 분이 있기에 오늘도 쌍문동은 평화롭습니다...(영화 ‘이웃사람’ 류승혁 역)



'응답하라 1988'에서 김성균은 유쾌한 성격의 가장으로 등장해 깨알 같은 개그를 선보인다. 하지만 그가 위아래로 붙은 연탄을 떼기 위해 식칼을 집어든 장면에서 흠칫한 시청자가 있었을 터. 배우 김성균은 2012년 영화 ‘이웃사람’에서 같은 빌라에 사는 여중생과 경비원을 참혹하게 살해하고도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냉혹한 연쇄살인범 류승혁을 연기했다. 당시 잔인하면서도 지질한 살인마 연기를 통해 “새로운 살인마의 전형을 제시했다”라는 영화계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최무성-택이 아부지가 여긴 어쩐 일로...(영화 ‘악마를 보았다’ 태주 역)



'응답하라 1988'에서 아내 없이 홀로 아들 택이를 키우며 따뜻한 부성애를 보여주고 있는 택이아빠. 그의 과거는 무려 인육 먹는 연쇄살인마다. 배우 최무성은 2010년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최민식을 능가하는 사이코패스 살인마로 출연했다. 당시 그의 극 중 이름은 몰라도 산장에서 인육을 먹으며 섬뜩하게 웃는 그의 모습만큼은 많은 관객이 기억할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고경표-지금 당장 눈빛이 돌변한대도 이상하지 않아 (영화 ‘차이나타운’ 치도 역)



고경표는 '응답하라 1988'에서 살가운 성격에 공부까지 잘하는 쌍문동 엄마들의 '워너비 아들' 선우 역을 맡았다. 하지만 영화 ‘차이나타운’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그가 얼마나 완벽하게 연기 변신에 성공했는지 눈치 챘을 것이다. ‘차이나타운’은 그간 시트콤에 출연하며 쌓은 '고경표=코믹'이라는 공식을 단번에 깨뜨린 작품이다. 고경표는 극 중 김혜수(엄마 역)로부터 독립해 자신의 조직을 이끄는 치도 역을 열연했다. 특히 그는 분노에 휩싸여 괴성을 지르거나 욕망을 쫓는 강렬한 눈빛 연기로 비열한 캐릭터를 100% 소화해내며 주목받았다.

▲박보검-소름끼친 이유가 무서워서인지, 잘생겨서인지 (KBS2 드라마 ‘너를 기억해’ 정선호 역)

'응답하라 1988'에서 천재바둑기사 최택 역을 맡은 박보검은 바둑판 앞에서는 냉철하지만 좋아하는 여자에겐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반전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KBS2 드라마 ‘너를 기억해’ 속 박보검에게 최택6단의 순박함이란 온데간데없다. ‘너를 기억해’에서 박보검은 두 얼굴을 가진 사이코패스 변호사 정선호 역을 맡았다. 그는 형에게 버려졌다는 오해 때문에 누군가를 버린 사람을 살해하는 비뚤어진 내면의 살인마를 연기했다. 당시 정갈하고 뽀얀 외모 이면에 숨은 냉소적인 미소와 아이같은 천진함을 동시에 선보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사진=영화 ‘이웃사람’ 스틸컷, ‘악마를 보았다’ 영상 캡처, ‘차이나타운’ 스틸컷, KBS2 드라마 ‘너를 기억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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