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MAMA 다시보기②] 상은 줘도 무대는 허락 못 해

입력 2015-12-03 15:06
수정 2015-12-03 16:43




MAMA는 매주 하는 음악방송이 아니다. 1년에 단 한 번,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음악 시상식이다. 그런데 2015년 별다른 활동도 없던 가수의 무대가 꾸며지는 한편, 상을 받은 가수는 멀뚱멀뚱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다.



■ 왜 나왔어? 싸이, 2NE1, 제시 등





12월 1일 새 앨범을 공개한 싸이가 '호스트'로서 MAMA의 시작을 알렸다. 물론, 싸이는 대한민국 그 어느 가수보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다. 하지만 MAMA의 시작과 끝이 굳이 싸이였을 필요는 없다. 그는 2015년 활동이 없었으며 시상 혹은 수상을 하러 온 것도 아니다. 2015 MAMA는 마치 싸이의 초대형 컴백 무대같았다.

2NE1도 마찬가지. 씨엘(CL)의 무대라면 몰라도 2NE1은 왜 나왔는지 알 수가 없다. '미국물 좀 먹고' 돌아온 씨엘의 독무대는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중량감 있는 백댄서들부터 의상까지. K팝과는 전혀 다른 색깔로 꾸며져 신선했다. 

게다가 놀랍게도 박봄은 2010년 말 국제특송우편으로 합성 마약으로 간주하는 암페타민 수십 정을 미국에서 밀수입해 인천국제공항 세관에 적발, 입건 유예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출연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뒤 1년 6개월 여만에 방송에 출연했다. 말 그대로 뜬금포다. 







무대에 오른 2NE1이 부른 노래는 2009년 발표된 'Fire'와 2011년 발표된 '내가 제일 잘 나가'다. 2015년을 마무리하는 시상식에서 2009년과 2011년 노래가 웬 말인가.

'언프리티 랩스타' 이후 싱글 '쎈언니'를 발표하긴 했지만, 수상은커녕 그 어느 부문에도 후보로 오르지도 못한 제시의 무대 역시 정체불명이다. 수십 명의 백댄서와 함께 무대를 꾸몄다. 즉, 그렇게 많은 투자를 제시에게 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말이다. 







박진영의 무대 역시 논란이다. 한 기획사의 대표 PD로서 앨범을 내고 앨범 역시 나름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남자 가수상'을 받을 정도였는지는 모르겠다. 게다가 1995년 나온 '엘리베이터'로 그런 파격적인 무대라니. 

■ 어디 갔어? 소녀시대, 레드벨벳, 트와이스, 에일리 







'베스트 여자 그룹상' 소녀시대

2015년은 멤버였던 제시카의 탈퇴, 수 없이 쏟아지는 걸그룹 홍수 속에서 말 그대로 소녀시대의 '건재함'을 보여준 한 해였다. 'Lion Heart'는 소녀시대가 아닌 다른 걸그룹의 모습이 대입되지 않을만큼 대체 불가능한 그녀들만의 매력의 곡이었다. 

소녀시대는 음원차트는 물론이고 음악방송 트로피를 한동안 싹쓸이했다. 2015 MAMA에 '베스트 여자 그룹상'을 받은 소녀시대는 전원이 아닌 소녀시대 유닛 그룹 '태티서'의 멤버들만 참석했다. 그나마 성공적이었던 첫 솔로 활동을 한 태연만이 짧은 무대를 꾸밀 수 있었다. 





'베스트 댄스 퍼포먼스 여자그룹' 레드벨벳'신인상 여자 부문' 트와이스

박진영이 '엘리베이터'를, 2NE1이 'Fire'와 '내가 제일 잘 나가'를 부를 시간에 레드벨벳과 트와이스는 홍콩까지 가서 박수만 치다 왔다. 논란은 차치하고 레드벨벳과 트와이스는 2015 MAMA에서 상을 받은 그룹이다. 그런데 소위 '짬'에서 밀려 무대에 오를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 

'베스트 보컬 퍼포먼스상 여자 부문'을 에일리 역시 다르지 않다. 물론, 다친 다리가 아직 무대에 서기에는 무리였을 수도 있다. 아무리 그래도 본인 상 받은 시상식의 무대에 오르는 영광을 포기했을까는 의문이다.

싸이, 2NE1과 같이 2015년과는 관계없는 가수들의 무대 대신 한 해를 알차게 보낸 가수들의 무대가 꾸며졌다면 어땠을까. '출처를 알 수 없게' 등장한 가수들의 무대. 과연 팬들은 누구의 무대를 더 기다렸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