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STAR] DAVE "안녕하세요? '병맛 양키' 데이브입니다"

입력 2015-12-01 14:04
수정 2015-12-21 15:22


소주를 성수라 부르고, '병신'보다는 '븅신'을 외치는 미국인 페북 스타 데이브를 만났다. 스스로 '병맛 양키'임을 자처하는 넌 대체 정체가 뭐냐?

데이브본명: David Kenneth Levene나이: 27직업: 크리에이터특이사항: 병맛 양키페이스북: /daebbuing

페북 '좋아요' 수가 100만이 넘다니... 당신 뭐야?그냥 병맛 양키다. 영상 만드는 병맛 양키. 사람들이 '양키'를 비하하는 말로 많이 쓰는데 나는 양키라고 불리는게 좋다. 안녕하세요? 병맛 양키 아티스트 데이브입니다.

한국말 잘하네? 영어 해야 할까 봐 조마조마했는데 다행이다.다 술자리에서 배운 거다. 어학당에 1년 등록했는데 3주만 가고 안 나갔다. 맨날 "철쑤 쒸, 뭐 먹코 싶습니카?" "영희 씨, 어디 캅니카?" 이런 거 가르쳐주더라고. 차라리 포장마차 가서 술 마시고 놀면서 배우는 게 훨씬 자연스럽다. 더군다나 한국은 술 문화가 활발하니까 기회가 더 많지.



술 좋아하나?다들 좋아하지 않나? 소주는 성수다. 홀리 워터! 술 먹고 만든 영상도 많다. 새벽 5시까지 술 먹다가 취해서 집에 불날 때까지 콜라를 끓인 적도 있지. 그거 영상으로 올렸는데 '좋아요'가 순식간에 6만 개가 되더라.

설마 SNS도 술김에 시작한 건가?에이, 그건 아니고. 몇 년 전에 페이스북에서 '각도의 중요성'이 유행이었잖나. 그때 나도 그냥 재미 삼아 찍어봤는데 '좋아요' 30개를 받았다. 흡족해하며 잠들었는데 자고 일어나니 3만 개가 돼 있더라. 너무 신기해서 그때부터 계속 올리게 됐다.

말 그대로 '자고 일어나니' SNS 스타가 된 거군?난 맨날 자고 일어나면 뭔가 바뀌어있다. 자고 일어나자마자 여자 친구한테 카톡으로 이별 통보받은 적도 있고... '덕영배'라는 내 한국 이름도 자는 동안 한국 친구들이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지어놓은 거다. 아니, 근데 성이 '덕'이 뭐야. 왓 더 덕! 오리도 아니고.



팬들이 그 이름 좋아하더라. 인기 많은 거 본인도 알지?밖에 나갈 때 가끔 느낀다. 어쩔 땐 100명 넘는 사람들한테 둘러싸이기도 한다. 방송 출연하는 친구들이랑 같이 놀고 있는데 사람들이 나만 알아보는 경우도 있다. 내가 잘나서 그런 게 아니고, 요새 TV 보는 사람보다 SNS 하는 사람이 더 많아서 그런 거 같다.

여성 팬이 특히 많던데, 수많은 여자를 거느리는 느낌이 어때?남자한테도 인기 많다. 특히 남자 고등학생한테 장난 아니지. 여자들은은 나를 남자로서 좋아하는 게 아니라 그냥 웃긴 놈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사실 팬들이 나 자신보다는 내 작업물이나 유머를 더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나중에는 영화도 만들 생각이거든. 배우 말고 연출로.

개그맨이 아니고 감독이 꿈이었어? 무슨 영화?개그맨 꿈은 접은 지 오래다. 블랙코미디나 B급 영화 같은 거 만들고 싶다. 가식적인 거 싫다. 안 좋은 생각도 하고 욕도 많이 하는 게 사람 본능인데, 왜 숨겨야 하는지 모르겠다.

당신 영상 보면 욕은 잘 안 하던데?많이 한다. 근데 삐 소리를 넣지. 개 새끼, 소 새끼, 말 새끼 온갖 새끼가 다 나온다. 삐 소리로 가려야 한다.

샘 해밍턴 이후로 내가 본 가장 차진 한국어 발음이다.한국형들한테 배웠다. 한번은 밤에 어떤 꽐라 된 남자가 지나가는 사람한테 이상한 짓을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병신이네"라고 했더니 형이 "야, 너 그런 말 하지 마"라고 했다. 그래서 죄송하다고 했더니 "병신이 아니라 ‘븅-신’이라고 해야지"라더라.(웃음) 덕분에 이제 '병신' 발음만큼은 확실히 안다.



토종 한국인 뺨치는 한국어 구사 능력도 당신 인기 비결 중 하나겠다.그럴 수도 있고... 무엇보다 가식 없고, 거칠고, 솔직하다는 거. 쉽게 말해 이빨 안 깐다. "한쿡 싸랑해요", "킴취 안 매워열", "오우, 줜주뷔빔밥 너므 마시써열" 이런 거 절대 안 한다. 한국 온 지 6년 됐는데 당연히 김치 좋아하고 한국 사랑하지. 그런 걸 굳이 홍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몇몇 외국인 SNS 스타처럼 '양키빨' 같은 거에 기대고 싶지 않다.

당신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나?많지. "양놈 새끼야 네 나라로 꺼져", "백인 외노자(외국인 노동자) 새끼, 미국에선 찌질이지?" 뭐 이런 악플 많다. 다른 건 몰라도 인종차별은 진짜 이해 안 된다. 그런 건 나라 망신 아냐?

미친놈은 무시하는 게 상책이다. 그렇다고 SNS 관두는 건 아니지?해야 한다. 안 하면 사람들이 화낸다. 댓글로 영상 올리라고 막 명령하더라. 무섭다. 네네, 인터뷰 끝나면 또 올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나?사람들이 내 영상에 "ㅋㅋㅋ"라고만 댓글 남겨도 난 기분이 좋다. 그래서 난 계속 겁나 열심히 할 거다. 절대 사라지지 않을 거다. 잘 봐줘. 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