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가 중국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 편입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선강퉁(선전과 홍콩증시 교차거래)에 이어 후룬퉁(상하이와 영국 런던증시 교차거래) 도입 시기도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DR 편입은 통화 가치의 안정성과 투명성을 인정받는 것인만큼 금융 시장 개방이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IMF는 30일(현지시간) 집행이사회를 열어 위안화의 SDR 기반통화(바스켓) 편입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편입 시점은 내년 10월 1일부터다.
집행이사회에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와 주요 국가그룹을 대표하는 20여 명의 집행이사가 참석했다.
라가르드총재는 집행이사회 결정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위안화의 SDR 통화 편입은 중국의 세계경제로의 통합을 위한 중대한 이정표" 라며 "위안화 편입은 세계 경제의 여건을 더 잘 반영하기 위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위안화는 미국 달러화와 유로, 영국 파운드, 일본 엔화에 이어 다섯 번째로 IMF의 SDR 통화 역할을 하게 됐다.
위안화의 SDR 편입 비율은 10.92%로, 미국 달러(41.73%)와 유로화(30.93%)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엔화(8.33%)와 파운드화(8.09%)의 비율은 위안화보다 낮아졌다.
이로써 위안화는 이날 편입 결정과 동시에 세계 3대 통화로 급부상하게 됐다.
이는 위안화가 외환보유 자산으로 인정되는 국제 준비통화로서의 지위를 공식으로 확보하고 무역결제나 금융거래에서 자유롭게 사용된다는 뜻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센터 소장은 "위안화의 SDR 편입은 중국이 바라는 세계 기축통화에 한발 더 다가서는 것"이라며 "그 자체도 중대한 의미지만 편입에 따른 금융 시장 변화를 더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
SDR 편입을 계기로 중국 A주의 MSCI 지수 편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선강퉁은 물론 후룬퉁 시작도 빨라질 것이라고 전 소장은 내다봤다.
중국 정부가 현재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민간 부채 비율을 줄이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선 금융 시장 문턱을 낮춰 해외 자본이 들어오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지난 10월 열린 정상회담에서 "상하이증권거래소와 런던 증권거래소가 상호 연계하는 문제에 대한 타당성 연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상하이와 홍콩 증시의 교차 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을 시행한 데 이어 선전과 홍콩 간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 도입을 앞두고 있다. 선강퉁은 빠르면 올해 안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시작할 예정이다.
전 소장은 "중국 민간부채가 높은 이유는 제조업의 높은 재고와 과잉생산·설비 등에 따른 것"이라며 "이를 해소하려면 민간기업의 자금 조달이 원활해야 하기 때문에 선강퉁, 후룬퉁 등 금융 시장 개방을 앞당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위안화의 SDR 편입은 이같은 금융 시장 개방에 속도를 실어줄 것이란 게 그의 분석이다.
특히 후룬퉁의 경우 후강퉁이나 선강퉁에 비해 위안화 국제화는 물론 중국 증시의 영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김신영 신영증권 연구원도 "후강퉁과 선강퉁이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와의 교차거래, 즉 '형제끼리의 교류'였다면 후룬통 개통은 진정한 대외개방"이라며 "SDR 편입으로 선강퉁 개통 시기가 빨라질 수 있고 후룬퉁 언급도 잦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론 SDR편입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더라도 향후 중국의 영향력은 굴러가고 있는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고 김 연구원은 내다봤다.
위안화 SDR 편입으로 미국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행사하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란 분석도 있다.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신 실크로드)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더해 위안화 SDR 편입까지 이루어질 경우 중국 정부가 꿈꾸는 '금융굴기'(경제 대국 뿐 아니라 금융대국으로 우뚝 선다는 의미)가 현실화 될 수 있어서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간접금융시장 중심으로 팽창한 중국의 과잉 부채를 연착륙시키기 위해서는 직접금융시장 육성이 필요하다"며 "위안화 국제화를 도구로 AIIB에 참여하는 유럽국가들을 이용하는 방식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내 위안화 역외 채권 발행 등이 그 시작점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