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비한 거품의 FA 시장, 이대로 괜찮은 것인가?

입력 2015-12-01 01:44
수정 2015-12-02 12:32
▲정우람-박석민(사진 = SK 와이번스, 삼성 라이온즈)

11월의 마지막 날 FA 시장 최대어 꼽히던 손승락-정우람-박석민이 계약에 성공하면서 사실상 FA 시장이 마감됐다고 할 수 있다.

미계약자로는 두산 출신의 3명과 SK 출신의 박재상만 남아 있다. 만약 김현수의 해외 진출이 좌절될 경우 역대 최고액에 계약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남은 선수들은 초대형 계약과 거리가 멀 것으로 예상 된다.

FA 시장의 거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거품이 아닌 시장의 기준이 되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30일 롯데는 넥센 마무리 손승락과 4년 60억에 계약을 했다. 이어 한화는 정우람과 84억, NC는 박석민과 96억에 계약을 했다. NC와 박석민의 계약 규모는 역대 야수 최고 금액에 계약이 성사 됐다. 박석민은 계약금만 56억, 정우람은 36억, 손승락 32억이고, 앞서 kt와 계약한 유한준도 무려 계약금만 36억이 된다. 한편 한화 김태균은 계약금은 20억으로 이들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수준이지만 연봉이 16억이나 된다.

선수의 성적과 시장의 가치는 분명 다르다. 최근 몇 년간의 FA 계약 규모를 고려한다면 앞으로 몸값이 낮춰질 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과연 50억을 기준으로 100억에 가까운 계약이 성사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의문이다. 분명 현장에서 평가하는 선수의 가치와 팬들이나 일반인들이 평가하는 선수의 가치는 다르다. 또한 시장성이라는 것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과연 80-90억을 쏟아 부을 만큼 FA 시장에 나오는 선수들의 가치가 절대적이냐 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선수 한 명 영입해서 당장 우승을 하거나 성적이 향상되는 것과 다른 문제다. NC를 예로 들면, 2015시즌 리그 관중 동원은 9위에 그쳤다. 물론 그 이유를 홈구장의 관중 수용 규모가 적다는 것을 이유로 들 수 있고, 접근성을 내세울 수 있다.

하지만 2016시즌에도 NC는 마산 구장을 사용하게 된다. 그렇다면 박석민 한 명을 영입함으로 올 해와 180도 다른 관중 동원을 예상할 수 있을까? NC는 올 해 리그 2위를 차지했다. 스타성 있는 선수가 없어서 관중 동원에 실패한 것이 아니다. 또한 박석민이 절대적인 티켓 파워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도 없다.

관중 동원과 입장 수익이 야구단의 모든 것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 프로야구는 선수의 캐릭터를 이용해 수익을 내는 구조는 매우 취약하다. 올 해 10개 구단과 144경기 체제로 인해 총동원 관중 숫자는 늘었으나 경기당 관중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과연 지금과 같은 구조에서 야구단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그렇다고 인위적으로 선수들의 연봉을 낮춰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최근 한국 프로야구의 FA 시장은 도가 지나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결코 선수들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선수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는 것은 당연한 것. 그러나 앞뒤 가리지 않고 무조건 최고 대우라는 명목으로 배팅하는 구매자인 각 구단들의 문제가 더 크다.

외형적으로 한국 프로야구가 많이 발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프로야구의 수준을 질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게다가 과거보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각 구단들은 해결 방안을 찾고 있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일부 선수들의 몸값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변하고 있다.

지금의 추세라면 FA 금액 150억, 200억 시대가 열리는 것도 머지않았다. 또한 선수의 연봉이 30억 이상 하는 시대도 먼 훗날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 과연? 이런 흐름 속에서 각 구단이 문제없이 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을지? 혹은 프로야구리그가 문제없이 존속을 할 수 있을지 우려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