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훈, 김택형 (사진 = 넥센 히어로즈)
넥센 히어로즈에게 올 겨울 최대 과제는 토종 선발 발굴과 육성이다.
지난 4시즌 동안 부동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밴 헤켄이 일본으로 떠났다. 넥센은 또 다른 외국인 투수를 물색해야 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토종 선발 투수의 육성과 발굴이 매우 시급하다.
넥센은 2008년 팀 창단 이래, 확실한 토종 선발 투수를 보유하지 못했다. 창단 초창기 장원삼-이현승이 있었으나 트레이드를 통해 다른 팀으로 떠났다. 이후에는 사실상 외국인 선발 2명에 절대적인 의존을 했다. 넥센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화력을 갖춘 팀이다. 그럼에도 2% 부족한 성적을 냈다. 가장 큰 이유는 선발 마운드의 허약함이었다.
입단 당시 유망주로 꼽혔으나 그들 가운데 팀의 중심으로 성장한 선수는 없다. 또한 젊은 선수들의 성장 자체가 매우 더딘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내년 시즌에도 인위적(?)으로 강력한 토종 선발, 혹은 붙박이 토종 선발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넥센이 보다 오랫동안 강팀으로 군림하고 싶다면 선발 투수 육성이 매우 시급한 문제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선발 투수로 눈에 띄는 자원이 없다는 것이다.
넥센도 비교적 야수들의 교통정리나 젊은 자원의 활용을 잘 했던 팀이다. 하지만 마운드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이는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있다.
올 시즌 기준으로 외국인 투수 2명을 제외하면 국내 선발 자원은 없다. 선발로 변신했던 한현희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이들을 제외하면 올 시즌 10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는 없다. 조상우와 문성현이 9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조상우는 불펜. 문성현은 여전히 유망주로 남아 있을 뿐이다.
물론 기대되는 자원도 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김택형이다. 시범경기만 하더라도 140km에 머물러 있던 구속이 시즌 중반 이후에는 150km까지 나올 정도로 몰라보게 달라졌다. 다만 코칭스텝에서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또한 확실한 선발 자원으로 양훈이 있다. 외국인 2명에 이은 충분히 3~4선발 자리를 책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런데 양훈이 확실한 선발 카드라면 김택형은 유망주라는 것이다. 또한 이들 외에는 뚜렷한 자원이 보이지 않는다.
이 번 겨울 넥센은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부동의 4번 타자 박병호가 팀을 떠난다. 따라서 화력을 보강해야 한다는 생각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팀 창단 후 매년 악순환을 반복하면서 제 자리 걸음을 했던 선발 투수 발굴과 육성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또한 무조건적인 계획과 실행보다 지금까지의 시스템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오랜 기간 투수 파트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면 이는 투수 파트 코칭스텝의 문제가 매우 크다. 메이저리그식 팜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능한 지도자를 기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느덧 넥센도 가을무대 단골손님이 됐다. 만약 단골손님으로 만족한다면 지금과 같은 시스템과 전력을 계속 유지하면 된다. 그러나 손님이 아닌 주인이 되고 싶다면 선발 마운드의 육성이 가장 첫 번째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