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애 기자] 80년대 하이틴 스타의 등장은 '응답하라 1988'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다. 특히 그 중에는 2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스타들이 많기에, 그들의 ‘리즈’ 시절을 엿보는 재미 역시 쏠쏠하다. 앞서 4회 방송분에서는 김혜수가 출연하는 드라마를 보는 성동일 가족의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당시 그가 출연했던 드라마에 대한 궁금증을 안겼다. 이에 신인이었던 그들을 톱스타로 발돋움하게 한, '응답하라 1988' 속 여자 스타들의 '인생작'을 짚어봤다.
▲이미연- ‘가나초콜릿’ 광고
5회 방송분에서는 혜리(성덕선 역)의 꿈 속에 이미연의 TV 광고가 등장했다. 이미연이 출연했던 광고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전설의 CF, 가나초콜릿 광고다. 이미연은 17살이었던 1987년, 미스 롯데로 발탁됐고 해당 광고 출연을 통해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특히 트렌치코트를 입은 남자의 옷깃에 얼굴을 감췄다가 살짝 드러낸 청순한 미모는 당시 남학생들의 책받침 여신이 되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가나초콜릿 광고는 이미연 외에도 원미경, 채시라를 비롯한 미모의 스타들을 배출해낸 덕에 ‘가나초콜릿 모델이 되면 스타가 된다’라는 이야기가 돌 정도로 ‘스타 등용문’으로도 유명했던 광고다. 극 중에서는 혜리가 재연한 장면이 방송돼 다시 한번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왕조현- 영화 ‘천녀유혼’
‘응답하라 1988’ 2회에서는 바둑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온 박보검(최택 역)을 축하하기 위해 그의 집에 모인 쌍문동 친구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은 술을 나눠 마신 뒤 나란히 누웠고 마침 TV에서 방송 중이던 토요명화 속 왕조현의 미모에 눈을 떼지 못했다.
극 중 쌍문동 친구들이 보던 영화는 1987년 12월 개봉한 왕조현-장국영 주연의 ‘천녀유혼’이다. 영화는 온갖 범법자들로 인해 혼란한 중국의 한 시대, 수금을 하러 다니다 하룻밤 숙소도 못 구하게 된 장국영(영채신 역)이 남자들을 홀린 뒤 살해하는 귀신 왕조현(섭소천 역)을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개봉 당시 국내에서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뒀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시리즈 작품으로 1990년 영화 ‘천녀유혼2-인간도’, 1991년 ‘천녀유혼3-도도도’가 개봉했으며 올해 4월 재개봉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80년대를 풍미했던 배우 왕조현의 20살 전성기 시절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도 많은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김혜수- 드라마 ‘순심이’
4회 방송분에서는 TV 속 앳된 김혜수의 연기에 감탄하는 성동일(성동일 역) 가족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와 함께 김혜수 특유의 카랑한 목소리도 함께 흘러나와 재미를 더한 가운데 당시 그가 출연했던 작품은 KBS2 드라마 ‘순심이’다. 극 중 최성원(성노을 역)의 대사에서 알 수 있듯, 김혜수의 나이 19살이었다.
‘순심이’는 1988년 3월부터 9월까지 방송된 주말연속극이었다. 여주인공 순심이는 시골에서 상경해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동생들을 뒷바라지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캐릭터로, 이를 열연한 김혜수는 청순한 외모와 성숙한 연기로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당시 주말연속극의 단골소재였던 멜로 장르를 탈피, 공단근로여성의 삶의 애환을 다루며 드라마도 큰 인기를 끌었다. 김혜수 외에도 정보석, 김영애, 배종옥과 같이 현재까지도 왕성하게 활동 중인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작품이다.
(사진=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방송화면 캡처, 영화 '천녀유혼'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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