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간부 사칭 보이스피싱 ‘주의보’..."저 000 과장인데요..".

입력 2015-11-23 16:40
수정 2015-11-23 17:01


"금융감독원에서 근무하는 조성목 과장인데요..."

금융사기 대응을 총괄하고 있는 금감원 간부의 실명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등장했습니다.

23일 금감원에 따르면 보이스피싱을 포함해 금융사기 대응을 전담하고 있는 금감원 간부의 실명을 사칭한 전화를 받았다는 제보가 지난주 여러 건 접수됐습니다.

경찰을 사칭해 ‘통장이 잘못 개설됐다. 금방 금감원 직원에게 전화가 올 것이니 시키는 대로 하라’며 짤막하게 통화한 뒤, ‘금감원 조성목 과장’을 사칭한 사람이 다시 전화를 걸어 ‘은행에 있는 돈을 전부 찾아 현찰로 준비해 집에 보관하면 직원이 가지러 가겠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사기범이 사칭한 ‘조성목 과장’은 보이스피싱 사기범의 통화내용을 담은 일명 ‘그놈 목소리’를 공개해 화제가 됐던 조성목 금감원 서민금융지원국장입니다.

금감원은 이처럼 금감원이나 경찰 간부 등을 사칭해 돈을 편취하는 수법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금감원에 접수된 사기 유형을 살펴보면 크게 ‘침입절도형’과 ‘대면편취형’으로 나눌 수 있는 데, 두 유형 모두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가택 등에 침입해 돈을 가져가는 ‘침입절도형’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14건에 불과했지만 9월에는 19건, 10월에는 36건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직접 만나 돈을 받아가는 ‘대면편취형’도 지난 3월까지 신고 접수가 한 건도 없었지만 9월에 23건, 10월에 11건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놈 목소리’ 공개 이후 사기범들이 녹음을 꺼려서인지 통화시간을 줄이고 사람도 자주 바꾼다”며 “특히 ‘안전조치’를 취한다는 이유로 돈을 찾아놓으라고 한 뒤 이를 편취하거나 훔쳐가는 유형이 많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