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초점]'오 마이 비너스' 흔한 격변 로코? or 신선한 드라마에 한 획?

입력 2015-11-13 11:49
수정 2015-11-13 12:14


여주인공의 외모가 급격하게 변하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영화는 숱하게 많았다. 김아중의 '미녀는 괴로워'가 그 시초였고, SBS '미녀의 탄생', MBC '그녀는 예뻤다' 등 많은 컨텐츠의 소재가 되어왔다. 16일 첫 방송 되는 KBS '오 마이 비너스'도 여주인공이 역변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하지만, '오 마이 비너스'는 기존 역변로코와는 다른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자신 있게 말하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제작진과 배우들은 입을 모아 "우리는 다른 드라마와 다르다. 방송을 보면 알 것"이라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신민아는 "강주은이라는 캐릭터가 좋아서 작품을 선택했다. 단순히 살이 찌고 몸이 망가진 캐릭터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감 넘치는 캐릭터다. 전에 했던 작품들보다 더 어른스러운 작품 같아서 선택했다"고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밝혔다.

소지섭도 "우리 드라마는 단순히 살을 빼는 드라마가 아니라, 살을 빼가는 행위가 하나의 설정이다. 드라마가 흘러가는 부분은 살을 빼는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 외 다른 부분으로 흘러갈 것이다"고 말하며 '오 마이 비너스'가 외모 지상주의가 아닌 내면을 보는 드라마라고 전했다. 그는 주인공이 받은 상처를 재밌게 풀어가는 이야기며, 방송을 보고 나면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해 거듭 '여느 드라마와 다름'을 강조했다.

작품에 임하는 배우들의 태도도 남달랐다. 신민아와 유인영은 특수분장을 한 소감에 대해서도 전했다. 신민아는 "준비과정에서 걱정이 컸다. 너무 과하거나 현실감이 없으면 뻔한 드라마가 될 것 같은데 적당하게 잘 나온 것 같다. 처음에는 발음도 힘들고 집중하기도 힘들었는데 스텝들이 귀여워해 주니까 나도 신나서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회상 장면에서 120kg이 넘는 여자로 변하는 유인영은 살면서 한 번도 외모가 망가져 본 적이 없는데 극 중 역할이 이해가 가느냐는 질문에 "신민아 씨가 특수분장을 하면 '신민아가 살쪘네'인데 나는 너무 심하게 분장을 해서 아무도 못 알아보더라. 남들은 상처를 주려고 한 게 아닌데,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움츠리게 되더라. 분장으로 느낀 거긴 하지만 '이런 느낌이 들겠구나'를 느꼈다"고 촬영을 통해 깨닫게 된 점에 대해 언급했다.

SBS '미녀의 탄생'도 살을 빼고 인생이 달라지는 한 여인의 삶을 그린 드라마고, 최근 종영한 MBC '그녀는 예뻤다'도 여주인공이 못생겼다가 다시 예뻐지는 소재를 사용했다. 특히 한예슬 주연의 '미녀의 탄생'은 사랑받던 남자에게 버림받고, 전신 성형을 통해 예뻐진 후 잃어 버린 것들과사랑을 되찾으려고 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오 마이 비너스'의 전개와 아주 흡사하다.'오 마이 비너스' 측에서 '다른 드라마와 다르다'고 주장하는 컨텐츠들은 이미 '미녀의 탄생'에서 다룬 바 있다. 과연 '오 마이 비너스'는 그보다더한 것들을 넣은 드라마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식탁에서 밥 먹는 이야기만큼이나 진부해져버린 소재를 과연 '오 마이 비너스'에서는 어떻게 다룰것인지 걱정 반 기대 반이다. 몇 회가 거듭되면서도 지금껏 방영됐던 여느 드라마와 다르지 않다면, 아마 '오 마이 비너스'는 KBS판 '미녀의 탄생'이나 '그녀는 예뻤다'로 낙인찍힐 것이다.

KBS는 소지섭과 신민아라는 두 배우를 앞세운 사전 흥미 끌기에는 성공했다. 식상하지 않은 스토리 전개로 과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2015 흉작인 KBS 드라마를 를 다시 살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