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예뻤다’ 황정음, “대상? 아직 3년 남았다”

입력 2015-11-12 18:02
수정 2015-11-13 15:06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를 통해 ‘믿보황(믿고 보는 황정음)’의 입지를 단단히 굳힌 황정음이 12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에메랄드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야기를 나눴다.

황정음은 지난 11일 인기리에 막을 내린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연출 정대윤, 극본 조성희)에서 주근깨 뽀글머리 폭탄녀 김혜진 역을 맡아 박서준(지성준 역)과 호흡을 맞췄다.

이날 황정음은 “많은 사랑을 받고 무사히 촬영 마쳐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행복해요. 하루에 한 시간 자면서 제정신이 아닌 정신으로 촬영해 와서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혜진이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보내기 싫어요”라며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김혜진은 어린 시절 찬란하게 빛나던 ‘주연 인생’을 살다가 서른이 된 현재 누구 하나 거들떠 봐주지 않는 ‘조연 인생’을 산다. 하지만 부족한 외모에도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주위를 밝히며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망가지는 거에 대해서는 원래 부담이 없었어요. 캐릭터가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못생겨서 우울하기도 했고, 걱정도 많이 했어요. 여자 주인공이 너무 못생겨서 채널이 돌아가면 안되잖아요. 그래서 생각한 게 ‘못생겼지만 성격까지 궁상맞게 가지 말자’였어요. 못생겼다고 주눅 들거나 눈치 보지 않게요. 자신감 있는 부분이 매력 있어 보이게 작가님이 사랑스럽게 잘 써주셨어요. 어느 순간 뽀글 머리 혜진이가 예뻐 보였고요. 걱정할 필요가 없었던 걱정을 했던 것 같아요.”



특히 ‘그녀는 예뻤다’의 첫 회 시청률이 4.8%을 기록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매회 거듭할수록 인기가 수직상승하며 마지막 회에서는 15.9%로 한 달 이상 수목극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으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첫 회 시청률이 나오고 작가님은 펑펑 우셨다고 하더라고요. 저 또한 아예 신경이 안 쓰였다면 거짓말이지만 잘 될줄 알았어요. 감독님, 작가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어요. 한 분 한 분 캐스팅을 잘해주신 덕분에 너무 편했고요. 각자 자리에서 한 명도 어긋나는 것 없이 잘해주신 것 같아요. 서로 욕심내지 않고 서로 아껴주고 응원해주면서요. 잘될 수밖에 없었던 작품이지 않았나 생각해요.”

너무 뜨거웠던 인기 탓일까. 마지막 회 방송을 앞두고 시청자들 사이에서 여러 가지의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떠돈 것. 일각에서는 제목을 두고 ‘과거형이기 때문에 혜진이는 죽었을 것이다’, 혹은 ‘모든 게 최시원(김신혁 역)의 소설일 것이다’ 등 말도 많았다. 하지만 마지막 회에서 김혜진이 꿈을 이루고, 지성준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평범하지만 평범하게 느껴지지 않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저는 결말이 어떻게 나오건 연기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면 결말이 산으로 갈까봐 조심스러워서 얘기를 안 해요. 믿고 가는거죠. 작품에 해가되지 않도록. 또 도움이 되도록.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제목이 ‘그녀는 예뻤다’인데 새드엔딩으로 가면 안 맞지 않았을까요?”



황정음은 지난 2002년 그룹 ‘슈가’로 데뷔해 2005년부터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런 그가 ‘지붕 뚫고 하이킥’(2009)을 시작으로 ‘자이언트’(2010), ‘내 마음이 들리니’(2011), ‘비밀’(2013), ‘킬미, 힐미’(2015) 등을 통해 ‘믿보황’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처음 연기 시작했을 때는 생각이 없었어요. 욕심도 별로 없었고요. 그러다 ‘하이킥’을 만나면서 연기에 대한 재미를 느꼈어요. CF도 많이 찍고 인기도 많아지면서 많은 것을 누렸어요.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고, 그게 계기가 돼서 쉬지 않고 달려왔어요. ‘나도 할 수 있네’ 라는 자신감도 붙었고요. 연기자가 아니라 가수였기 때문에 다른 시선으로 보시니까 더 열심히 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완벽주의와는 거리가 먼 사람인데 달라지기 시작했죠. 일에 대한 ‘좋은’ 욕심이 생겼고,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났고, 열심히 했어요.”

‘그녀는 예뻤다’는 황정음에게 조금 다른 의미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피하려고 생각했을 때 기가 막힌 타이밍에 마주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제가 못하는 것을 잘하고 싶었어요. ‘하이킥의 황정음’, 편하게 했던 캐릭터이지만 제가 원하는 캐릭터는 ‘비밀의 황정음’이에요. 로맨틱 코미디는 내가 아는 나의 모습, 내가 아는 나의 연기라서 그런지 완벽한 행복감을 느끼지 못했어요. ‘비밀’ 같은 경우엔 내가 몰랐던 눈물 연기를 하니까 너무 재밌어요. 제가 바라는 캐릭터에요.”



촬영하는 동안 매일 1시간 밖에 자지 못했다던 황정음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은 없었다. 그녀의 반짝반짝 빛나는 눈에서는 연기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다.

“‘비밀’ 끝나고 아등바등하며 욕심을 많이 부렸어요. 그런데 그러지 않을 때 좋은 기회가 찾아오더라고요. 욕심을 부리며 꿈은 정확하게 있으되 지금 행복하게 즐기기로 했어요. 그리고 2016년도 점을 봤는데 해외 운이 되게 좋다고 나왔어요.(웃음) 그래서 기대하고 있어요. 좋은 작품이 올 때까지 해외를 한 번 기대해보는 게 어떨까 생각해요.”

‘그녀는 예뻤다’를 통해 황정음은 독보적인 여주인공 캐릭터로 입지를 굳히며 MBC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연말 시상식에서 그녀의 환한 웃음을 볼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대상요? 받으면 너무 행복하겠죠. 정점을 찍는 거잖아요. 기대 안 해요. 저는 한 35살 안에 받는 게 꿈이에요. 아직 3년 남았어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