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박원순式 질 좋은 일자리'는 무엇인가?

입력 2015-11-11 17:58
수정 2015-11-11 18:31
박원순 시장의 '일자리 대장정'은 표면적으로는 성공입니다.

수많은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수백개의 일자리를 마련하겠다는 가시적 성과가 있었기 때문이죠.



박 시장은 지난 9일 기자브리핑을 통해 10월 7일부터 31일까지 25일간 99개 현장에서 시민의 목소리를 들었고, 176시간 동안 753km를 돌아다녔으며 3,856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 덕에 서울시는 50개 사업에 추가사업예산 466억원을 반영하고, 이를 포함해 '일자리 대장정' 64개 정책사업에 총 1,903억 원을 내년도 예산에 '긴급' 반영했다는 결과도 내놨죠.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니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진정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일자리는 없었다는 평입니다.

박 시장이 가장 강한 어조로 사례를 들었던 용산 원효로 인쇄소 골목에 청년장사꾼이 있었습니다.

박 시장의 취지는 인쇄산업 쇠퇴로 쇠락한 지역상권을 청년창업을 통해 살리겠다는 것입니다.

또한, 여의도에 일주일에 한 번씩 열던 '야시장'을 뚝섬과 동대문까지 확대하겠다고 했습니다.

제과 협업사업 공동브랜드인 '디어블랑제' 활성화, 지역 특성을 반영한 성수동 수제화 공장 지원도 마찬가지 맥락입니다.

물론 일에 귀천이 어디있겠냐만은, 위에 언급한 산업과 일자리가 대다수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냐'라는 것에는 공감이 가지 않습니다.

얼마나 산업적 파급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박 시장은 일자리 대장정을 시작하며 '질 좋은 일자리'에 대해 강조해 왔습니다.

그가 말한 '질 좋은 일자리'는 대부분 소규모 일자리입니다.

하지만 청년들이 생각하는 '질 좋은 일자리'와는 사뭇 상반됩니다.



실제 취업사이트 인크루트에 따르면 대학생이 일하고 싶은 기업은 1~10위까지 순으로 네이버, 국민건강보험공단, 아모레퍼시픽, 현대자동차, 국민연금공단, 삼성전자, CJ제일제당, 아시아나항공, 대한한공, 국민은행이었습니다.

대기업과 공기업, 금융권이 골고루 10위권에 포진해있습니다.

또, 한국대학신문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이 선호하는 직장은 공기업이 31%였습니다.

과한 비교일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박 시장이 내놓은 일자리가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 서울시가 지급하는 청년수당 50만원을 받고 스펙을 쌓아 공기업에 들어가거나 아모레퍼시픽에 들어가면 서울시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것인가요?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든 것인가요?

박 시장은 그것도 박수치고 보낼 수 있을까요?



이날 박 시장은 브리핑에서 "현장에 가보지 않았으면 말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맞습니다. 박 시장만큼 현장의 목소리를 들은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본인이 현장에 가서 직접 느꼈기 때문에 본인 생각이 모두 옳다는 태도는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