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대신 공동관리‥셈법 복잡한 산업은행

입력 2015-11-10 17:20


<앵커>

지연되던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 MOU 체결이 드디어 완료됐습니다.

이번주 중 본격적으로 자금도 투입될 예정인데요.

MOU는 체결됐지만 워크아웃이 아닌 채권단 공동관리로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배경에는 복잡한 사정이 숨어있습니다.

조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이 경영정상화를 위한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9일 체결했습니다.

이는 지난달 산은이 발표한 대우조선 경영정상화 방안 수립의 일환으로, 당초 지난 6일까지 체결할 방침이었습니다.

MOU 체결 지연에 대해 산은 측은 "자칫 이번 MOU가 발주사들에게 채권단의 경영간섭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세부 문구에 대해 법률적인 검토를 받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워크아웃에 준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함과 동시에, 이로 인한 발주처의 계약 해지 여지는 만들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기다 산은 입장에서도 여간 골치 아픈게 아닙니다.

MOU 세부 사항을 보면 산은과 수출입은행, 여기에 KEB하나은행, 농협은행이 함께 합동 경영관리단을 구축해 재무상환은 물론 경영 전반을 모니터링할 방침입니다.

4조여원의 신규자금 투입은 산은과 수은이 전담하는데도, 시중은행들까지 끌어와 통상 워크아웃 기업에게 해당하는 경영관리단이 구성된 것입니다.

이는 대규모 부실을 안고 있는 대우조선이 산은의 연결재무제표로 편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섭니다.

지금까지 산은은 대우조선의 지분 31.5%를 보유하면서 재무제표에는 '비연결대상 자회사'로 분류했지만, 이번에 2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한다면 자금 지원방법이 무엇이든 지분 50%를 넘기게 됩니다.

올해 대우조선의 손실은 무려 5조원대, 연결 재무제표에 편입된다면 산은의 손실도 조단위로 불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대우조선 유동성 지원으로 산은의 자산 리스크가 커졌다고 경고한 만큼, 산은으로선 채권단의 공동관리, '집단의사결정체제'임을 강조시켜야만 한다는 분석입니다.

한편, MOU 체결에 이어 이번주 중 본격적인 자금지원이 시작될 예정으로,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대우조선이 일단 한숨 돌릴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