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러시아 여객기 추락 원인 테러다" 증거는?

입력 2015-11-10 07:26


영국이 이집트 시나이 반도 상공에서 발생한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의 원인이 테러임을 보여주는 정보를 러시아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영국 외무부 공보실장은 9일(현지시간) "우리는 자체 확보한 정보를 통해 이번 사고가 테러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같은 결론을 러시아를 포함한 파트너 국가들과 공유했다"고 전했다.

그는 "일부 정부는 기밀이었지만 가능한 범위에서 파트너 국가들과 공유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서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필립 해먼드 외무장관이 러시아 여객기가 내부 폭발물에 의해 추락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점을 상기시켰다.

이와 관련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도 이날 영국 측으로부터 여객기 사고와 관련한 정보를 건네받았다고 확인했다.

그는 "실제로 영국 측이 특정 정보를 넘겨줬음을 확인해줄 수 있지만 구체적 정보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며 "우리는 이 무시무시한 참사를 조사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국가들과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한 국영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객기가 추락한 것이 테러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인정했다.

러시아 중소항공사 '코갈림아비아' 소속 에어버스 A-321 여객기는 지난달 31일 오전 이집트의 홍해 연안 휴양지 샤름엘셰이크를 이륙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중 시나이반도 북부 상공에서 추락해 탑승자 224명 전원이 사망했다.

이후 사고 원인을 둘러싸고 기체 결함에 의한 추락설과 테러설이 팽팽하게 맞섰지만 미국과 영국 정보당국이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 간의 통화 내용 감청 자료 등을 근거로 IS 세력이 기내로 반입한 폭발물을 이용해 여객기를 격추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결론 내리면서 테러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당초 테러설을 반박해 오던 러시아도 지난 6일 이집트를 오가는 자국 항공기 운항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취해 테러 가능성을 수용하는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러시아 측의 입장 변화에는 영국과 미국 등으로부터 넘겨받은 테러 관련 정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