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IA 김준수 콘서트, '또 한 번' 반하기 충분한 시간

입력 2015-11-09 10:54
수정 2015-11-19 17:30


역시 완벽한 공연이었다. 김준수의 거친 숨소리마저 완벽한 3시간이었다.

XIA 김준수는 11월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네 번째 아시아투어 인 서울 콘서트를 진행하고 국내 팬들과 마주했다. 이번 공연은 티켓 오픈 10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팬들의 요청으로 시야 제한석까지 오픈하는 등 열렬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김준수는 ‘Out of Control’와 ‘Turn it up’으로 강렬하게 공연의 막을 열었다. 그는 장내를 가득 채운 팬들을 향해 “오늘에서야 비로소, 이렇게 잠실에서 뵈니 더할나위 없이 기쁘다. 이곳에서 뵙는 여러분들은 집에 돌아갔을 때 맞아주는 가족 같다. 때론 여동생, 누나, 엄마 같은 느낌”이라고 농담을 던지며 편안한 인사를 전했다.

그는 “한국에서의 열기는 가히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실로 엄청나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최근 발매한 미니앨범 ‘꼭 어제’의 새로운 곡과 더불어 지금까지 수록됐던 모든 베스트 곡을 총망라해 들려드릴 예정”이라며 “기대 많이 해달라”고 당부하며 콘서트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김준수는 ‘알면서도’,‘Rainy Eyes’와 최근 발매한 미니앨범의 수록곡 ‘토끼와 거북이’의 무대를 선보인 뒤 갈아입고 나온 의상에 대해 “그렇다. 시상식 때 그 옷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김준수는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 공연 중 셔츠 단추가 뜯어져 본의 아니게 노출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는 “그때 옷이 튿어진 것에 대해 의도한 것이라는 소문이 있더라. 하지만 절대 아니다. 오늘은 잘 보완을 해서 입고 나왔다. 오늘은 잘 튿어지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재치있게 말했다.

이어 “달달한, 정말 달콤한 사랑 얘기”라며 다음 곡 ‘Midnight Show’의 무대를 시작했다. 또한 기리보이와 함께 단체 칼군무가 돋보이는 ‘OeO’의 무대로 팬들의 뜨거운 함성을 이끌어냈다. 뿐만 아니라 매혹적인 분위기로 편곡된 ‘Tarantallegra’와 절도 있는 안무가 돋보이는 ‘X Song’까지 퍼포먼스로 가득한 무대를 선보이며 흥겨운 공연 분위기를 이어갔다.

김준수는 “오늘은 총 망라를 하다보니 댄스곡이 많다. 사실 이번 앨범 투어를 하며 한 기자분이 ‘체력적인 한계를 느껴 의도적으로 점점 콘서트에서 댄스곡을 빼는게 아니냐’더라. 그런 얘기를 듣고나니 ‘난 아직 건재하다. 난 아직 살아있다. 그래, 난 아직 팔팔하다’는 최면을 걸며 이번에는 좀 보란듯이 댄스곡을 많이 넣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물론 아무렇지 않다는 건 거짓말이지만, 지금은 체력보다는 관록으로. (웃음) 솔직히 10년은 무리일 것 같고, 앞으로 5년까지는 더 춤을 출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팬들이 ‘50살 까지’라며 야유를 보내자 김준수는 “물론 할 수는 있겠지만 모르겠다. 그때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고 부끄럽지 않은 퍼포먼스를 보여드릴 수 있다면 하겠다”고 말했다.



곧바로 그 유명한 ‘지니타임’이 진행됐다. 지니타임에 대해 김준수는 “팬분들의 3가지 소원을 무대에서 가능한 선에서 들어드리는 시간이다. 개인적인 소원이 아닌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소원을 들어드리겠다. 대본에도 어떤 것들이 나올 줄 모르는 리얼한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김준수는 스탠딩 구역 팬들이 정성껏 준비해온 소원 중 몇 가지를 뽑아 읽었다. 소원을 이뤄주는 지니로 변신한 그는 패티김의 ‘사랑은 생명의 꽃’, 초커 목걸이를 하고 휘트니 휴스턴의 ‘Greatest love of all’, 꽃과 새싹 모양의 앙증맞은 머리핀을 하고 토이(김연우)의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을 열창했다.

자신을 향해 ‘귀엽다’는 팬들의 함성에 김준수는 “제가 서른살 치고는 귀엽다”라고 재치있게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지니타임을 끝내며 그는 “이 가을과 정말 잘 어울리는 곡”이라며 영어 싱글 앨범 ‘Uncommitted’의 무대를 꾸몄다.



최근 발매한 미니앨범의 수록곡 ‘비단길’은 BewhY와 함께 흥겨운 힙합 스타일로 선보였다. ‘Incredible’을 부를 때는 무대에만 머무르지 않고 2층 객석에 직접 올라와 관객과 마주했다. 그는 2층과 3층까지 스텐딩 구역으로 만들며, 콘서트의 클라이막스를 이끌어냈다.

이어 ‘널 사랑한 시간에’를 부른 뒤 jyj 정규 2집 ‘just us’에 수록된 곡‘Back Seat’을 네오소울 풍으로 편곡한 스페셜 무대를 꾸미며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멤버들을 기리며 감히 혼자 불렀다”고 설명했다.

김준수는 “멤버들과는 최근에 휴가가 맞아서 함께 식사를 했다. 두 사람은 국가의 아들로 쓰임을 다 하고 있다. 그날 식사 비용의 지불은 내가 했다. 예정됐던 일이었다. 멤버들과 오랜만에 보니 너무 좋더라. 얘기를 들어보니 우려했던 것과는 다르게 너무나 잘 해주고 있다는 걸 느꼈다. 좋았다”며 국방의 의무를 다 하고 있는 멤버 유천과 재중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콘서트의 마지막 곡으로 최근 앨범의 타이틀곡 ‘꼭 어제’를 열창하고 무대를 내려갔다. 아쉬움에 팬들이 ‘김준수’의 이름을 외치자 그는 무대 위에 다시 등장해 ‘F.L.P’, ‘꽃’, ‘나비’를 앵콜송으로 부르며 콘서트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3시간이 넘는 공연 내내 모든 것이 완벽했다. 노래가 끝난 뒤 들리는 김준수의 숨소리조차 완벽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다채롭게 구성된 세트리스트, 흠잡을 데 없는 가창력과 퍼포먼스, 재치있는 입담에 현란한 무대 장치까지. 뿐만 아니라 팬들의 작은 목소리까지 놓치지 않는 김준수의 섬세함과 다정함이 콘서트의 디테일한 완성도를 더했다. ‘역시 김준수’라는 기대감이 어긋나지 않는, 다시 한 번 그에게 반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네 번째 아시아투어 인 서울 콘서트를 완벽하게 마무리한 김준수는 오는 13일 저녁 7시 잠실 롯데월드몰 아트리움에서 팬 사인회를 진행하고 팬들과 다시 마주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