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서귀포에서 활짝 웃은 전북 현대, K리그 클래식 2연패 위업

입력 2015-11-09 09:59
수정 2015-11-10 10:09
▲8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제주 유나이티드와 전북 현대의 경기 종료 후 선수들이 우승 확정 세리머니로 최강희 감독을 헹가래 쳐주고 있다. (사진 = 전북 현대 모터스)

정확히 1년 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이 모든 것이 2년 연속 우승의 시나리오를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 그랬던 것처럼 보였다.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이 이끌고 있는 전북 현대가 8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서귀포)에서 엻린 2015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전반전 추가 시간에 터진 이재성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전북 현대는 남아있는 두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2위 포항과의 승점차를 9점으로 만들며 당당히 리그 2연패의 위업을 이뤘다. 최근 7년 사이에 네 번이나 가슴에 별을 단 것이니 구단 역사상 최고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강희대제의 위엄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전반전 추가 시간도 거의 다 흘러갈 때, 전북의 역습이 이재성의 발끝부터 시작됐다. 이재성이 오른쪽 측면으로 찔러준 공은 발 빠른 이근호의 경쾌한 드리블로 이어졌고 한교원이 골문 앞에서 오른발 돌려차기로 골을 노렸다. 여기서 제주 수비수 김봉래가 기막히게 골 라인 앞에서 그 공을 걷어냈다. 그렇게 전북의 전반전 마지막 공격은 끝나는 것처럼 보였지만 갑자기 흰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번개처럼 달려들며 발끝으로 공을 밀어넣었다. 제주 수비수들이 두 번째 걷어내기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그야말로 이재성의 발끝이 간발의 차로 공을 먼저 건드린 것이었다.

▲전북의 2연패가 확정된 36라운드 순위표

이 골은 그대로 후반전 끝날 때까지 점수판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전북 수비수들은 든든히 골문을 지켜내며 이재성의 골을 끝내 결승골로 만들어줬다.

전북은 딱 1년 전에도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하며 두 경기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바 있었으니 이번 일이 결코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다. 전북에게 제주월드컵경기장은 전주성만큼이나 기막히게 익숙한 그라운드가 된 셈이다.

사실 전북은 지난달 4일 일제히 열린 정규리그 마지막 33라운드 경기를 제주 원정 경기로 치렀다. 거기서 펠레 스코어(제주 3-2 전북) 드라마가 만들어지며 제주 유나이티드가 6위로 순위표를 뒤집었다. 같은 시각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성남 FC에게 0-1로 패한 것과 묘하게 겹치는 바람에 상하위 스플릿 운명이 갈라진 것이다.

지난달 4일의 그 경기 결과가 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이 우승하는 시나리오의 실마리가 된 셈이다. 그것도 2년 연속 같은 날짜와 같은 장소, 같은 상대 팀으로 말이다.

이제 전북 현대는 A매치 휴식기를 지나 오는 21일 오후 3시에 열리는 성남 FC와의 홈 경기를 통해 전주성의 홈팬들 앞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펼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