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형 확정을 피하고 감형의 기회를 얻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파기환송심 첫 재판이 10일 열린다.
서울고법 형사12부(이원형 부장판사)는 이 회장의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을 이날 오후 4시에 열 예정이다.
이 재판은 대법원이 지난 9월 이 회장에게 징역 3년과 벌금 252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낸 데 따른 것이다.
1,600억원대 조세포탈·횡령·배임 혐의로 지난 2013년 7월 구속기소된 이 회장은 1심에서 징역 4년, 2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이 회장의 배임 혐의와 관련해 이득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다고 봤다.
따라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아닌 형법상 배임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배임죄는 특경가법보다 형량이 낮기 때문에 이 회장에 대한 형량은 고법이 내린 징역 3년에 비해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날지에 관심이 쏠린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에 대해 '재벌 봐주기'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재계는 이 회장이 자유의 몸이 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과거에도 법원은 기업 비리를 저지른 재벌 총수들에게 경영 공백과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이유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사례가 있다.
재판 결과는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기본적인 사안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상태에서 배임죄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기 때문이다.
CJ그룹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면서도 이 회장이 이른 시일 내에 집행유예로 감형받고 경영에 복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재판 준비와 건강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라며 "다만 총수의 부재로 그동안 대규모 투자 등이 이뤄지지 않아 성장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심 재판 중이던 지난 2013년 8월 받은 신장이식수술의 급성 거부 반응 등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요청했고 이를 법원이 받아들여 현재까지 구속집행정지 상태에 있다.
이 회장은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지만 이날 재판에는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