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전 2차전, 찬스에서 침묵한 방망이…큰 문제없었던 마운드

입력 2015-11-06 09:44
수정 2015-11-08 14:18
5일 고척돔에서 펼쳐진 쿠바 대표팀과 2차전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1-3으로 패하며 1승1패로 평가전을 끝냈다.

6번의 선두타자 출루, 단 한 번의 성공

1차전에서는 활발한 공격력을 자랑했다. 특히 최근까지 한국시리즈를 치른 두산 출신들의 맹타가 돋보였다. 2차전에서도 김현수와 허경민, 양의지는 여전히 좋은 감각을 유지했다. 다만 승패를 떠나 수많은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이었다.

우리나라 대표팀은 1회부터 4회까지 매이닝 선두타자가 루상에 출루했고, 6회와 9회에는 선두타자 2루타로 출루했다. 총 6번의 선두타자 출루가 이루어졌으나 그 가운데 단 한 번만 찬스를 살렸다. 6회 허경민의 적시타로 유일한 득점을 올렸을 뿐이다. 특히 2회-4회 2사 만루찬스가 공교롭게도 이용규에게 돌아갔으나 득점에 실패했다.

평가전이기 때문에 승패는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현재 컨디션이 좋은 타자와 좋지 않은 타자가 극명하다. 따라서 코칭스텝은 예선전 라인업 구성에 있어서 고심을 해야 할 필요가 있게 됐다.

투타의 대조적인 행보

어떤 의도(?)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분명 쿠바 대표팀에 강속구 투수들이 있음에도 1-2차전 대부분 기교파 투수들이 대거 등장했다. 최고 140km 초반에 머물며 주로 변화구 위주의 승부. 물론 2차전 우리 대표팀 타자들은 결과적으로 공략에 실패했지만 일본과 예선 첫 경기를 감안하면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9회 쿠바는 2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는데 이들은 140km 중후반의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들이었다. 나름의 전략(?)이었을 수도 있지만 우리 타자들은 잃어버린 감각을 찾기 위한 경기,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반면 투수들은 생각보다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다. 쿠바 타자들이 정교함은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힘에서는 충분히 정상급 타자들이다. 1-2차전 통해 실전 감각을 익힌 대표팀 투수들은 큰 불안감은 없었다. 또한 쿠바 타자들이 정교함은 떨어지지만 반대로 제구가 되지 않은 볼도 힘으로 이겨내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정교한 일본 타자들을 상대하는 대표팀 투수들은 보다 정교한 제구가 필요하다는 점은 확인 시켜줬다.

특이하고 독특했던 쿠바 대표팀

2경기에서 보여준 쿠바 대표팀의 모습은 기이한 수준이었다. 특히 2차전에서는 나름의 볼거리를 제공했다.

3회초 쿠바 대표팀 유격수는 손아섭의 땅볼을 넘어지면서 잡은 후 누운 상태에서 2루에 송구했고 이는 병살로 이어졌다. 최고의 수비 장면이었다. 그런데 이때 그라운드에 있던 모든 선수들이 유격수를 향해 달려갔고 모두가 쿠바 유격수를 격려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프로야구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매우 낯선 모습이었다.

더욱 진기한 모습은 쿠바 대표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마르티네스였다. 마운드에 올라와 연습 피칭을 하는데 이쑤시개를 물고 있었고, 정식 투구를 하는 동안에도 이쑤시개를 물고 있었다. 또한 덕아웃에서 음료수를 마실 때도 이쑤시개는 그의 입에서 떠나지 않았다. 만약 평가전이 아니었다면 가능했을지 모르겠지만 매우 흥미로운 선수였다.

이 밖에 8회 타자의 파울 타구에 주심이 맞자 쿠바 덕아웃에서 달려 나왔다. 주심이 괜찮다는 사인을 보냈음에도 감독까지 달려 나와 주심을 살폈다. 심지어 포수는 공을 던질 수 있느냐는 제스처를 보내기도 했다. 분명 평가전이기는 했지만 쿠바 대표팀의 퍼포먼스는 올스타전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