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계기가 된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서인국, 허각, 존박, 울랄라세션 그리고 버스커버스커 등이 슈스케가 발굴해 낸 가수들이다.
이전 시즌의 슈스케는 온갖 화제를 몰고 다녔다. 방송이 있는 날이면 온라인 포탈의 실시간 검색어를 점령했다. 슈퍼위크의 콜라보 미션은 매번 "역대급" 무대가 나왔다. 또한, 생방송 경연이 시작되면 음원차트를 휩쓸어 놓았다.
그런데 일곱 번째 시즌을 맞이한 "Mnet 슈퍼스타K7"은 다르다. 전혀 화제가 되지 않는다. 바로 이전 시즌인 슈스케6의 평균 시청률은 1.5%다. 정준영과 로이킴을 발굴해 낸 슈스케4는 8% 이상, 허각이 우승한 슈스케2의 결승 무대는 무려 19%를 넘겼다. 반면, 슈스케7의 지난 Top 6 생방송 경연은 닐슨코리아 제공 0.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슈스케라고는 믿기지 않는 초라한 시청률이다. 간단히 말해 보는 사람이 없으니 화젯거리가 되지 않는 것이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도 그렇지만, 슈스케 역시 '매번 이쯤이면 더는 나올 친구들이 없는 거 아니냐'는 예상을 한다. 하지만 우려는 우려였을 뿐.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숨어있던 강호(江湖) 실력자들의 등용문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는 이번 시즌의 문제는 바로 "역대급"에 있다. 슈스케는 습관적으로 "역대급"이니 "최고였다" 등을 남발한다. 하지만 역대급이라고 평가받는 참가자들의 실력과 무대, 그리고 심사위원의 평가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버스킹으로 유명했던 마틴 스미스는 아직도 버스킹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케빈오는 공연 내내 가사도 제대로 외우지 못해서 스크립터를 보고 읽느라 바빠보였다. 특히, 중식이의 생존은 논란의 중심에 있다. 심사위원들은 '싸바싸바' 공연이 실험적인 시도였다는 평가로 감쌌다. 그런데 생존이 달린 생방송 경연에서 중식이는 실험할 게 아니라 실험이 성공한 무대를 보여줬어야 했다. 심지어 그 실험은 대중에게는 실패한 실험이었다.
뉴스 면을 차지하고 있는 슈스케 관련 기사는 "빚 갚고 전세금 내겠다", "우승한다면 기적을 이루는 것이다", "진짜 음악을 하고 싶다"와 같은 참가자들의 진부한 인터뷰뿐이다. 그나마 이런 기사라도 있어서 인공호흡기를 달고 슈스케는 살아있는 것이다. 이전 시즌과 같이 진짜 화제가 돼서 쏟아지는 기사가 아니라는 말이다.
슈스케7은 유독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같은 참가자가 많다는 평가를 받았던 시즌이다. 일반인은 다이아몬드 원석을 다이아몬드로 보지 못한다. 시청자들이 슈스케를 보며 60초 뒤가 궁금하고 희열을 느끼며 공감하는 이유는 참가자들이 발전해나가는 과정. 즉, 원석이 다듬어져 빛나는 다이아몬드가 되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슈퍼스타K의 제작진은 프로그램 자체의 질을 올려야 한다. 방송이 시작한 지 두 달이 넘었지만, 참가자들은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 다음 생방송이 기대되지 않는 이유다. 세심한 세공을 거쳐 원석을 빛나는 다이아몬드로 만들 생각을 해야지 "역대급"이라는 말로 원석을 쉽게 포장해서 팔려고 하면 안 된다. 잘 세공된 다이아몬드는 그 자체로 빛을 내고 잘 팔린다. 참가자들을 그리고 프로그램을 빛나게 하는 건 진부한 기사가 아닌 그들을 프로듀싱하고 발전시키는 제작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