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외국인 코치 대거 수혈…새바람 일으키나?

입력 2015-11-04 16:39
수정 2015-11-05 10:48
▲ 2016년 2군 투수총괄코치로 돌아온 브랜든 나이트 (사진 = 넥센 히어로즈)

4일 넥센 히어로즈는 2016년 1-2군 코칭스텝과 보직을 발표했다.

여기서 눈에 띄는 부분은 2군 감독에 듀안 스펜서, 2군 투수총괄코치에 브랜든 나이트를 선임했다는 것이다.

스펜서의 경우 메이저리그를 즐겨본 야구팬들이라면 매우 친숙한 인물일 것이다. 또 다른 외국인 코치인 나이트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인물이다. 2009년을 시작으로 한국에서 6시즌을 지냈고 특히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넥센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인물이었다. 참고로 투수 인스트럭터로 고양 원더스 출신의 마데이도 영입했다.

넥센의 선택은 깜짝쇼로 비춰질 수 있지만 구단의 계획처럼 넥센만의 2군 운영 혹은 메이저리그식 육성에 대해서 기대를 해 볼만 하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부분은 국내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지도자가 되어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다.

이미 삼성에는 SK와 삼성에서 활약했던 카도쿠라 겐이 불펜 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또한 롯데에는 현장 코치는 아니지만 라이언 사도스키가 외국인 스카우트 코치로 활약 중이다. 올 시즌 후에는 2016년 2군 타격코치로 2000년 삼성에서 뛰었던 훌리오 프랑코를 영입했다. LG의 경우 시즌 중 퇴출당했던 잭 한나한이 시즌 후에 타격 인스트럭터로 2주간 지도를 마치고 돌아갔다.

외국인 코치의 유입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프로 출범 후 많은 지도자들이 한국 무대를 밟았고, 최근에도 각 팀에 1~2명 정도는 외국인 코치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 코치 영입이 어떤 변화를 일으킨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이들은 기존의 외국인 코치들에게 없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적으로 우리나라 리그에 대해서 이해를 하거나 적응을 할 시간이 단축된다. 프랑코의 경우 한국을 떠난지 오래됐지만 현장에서 활동 중이 카도쿠라나 새출발하는 나이트의 경우는 거의 1~2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따라서 국내 리그의 흐름이나 현장 감각은 오히려 한국 신임 지도자들 보다 더 낫다. 이런 부분은 한국과 인연이 없던 외국인 지도자와 많은 차이가 있다.

또한 국내 선수들에게도 친숙하고 친근함이 있다. 팀 동료와 코치와는 분명 입장이 다르다. 하지만 카도쿠라는 물론 나이트도 현역 시절 국내 선수들에게 많은 귀감이 되고 멘토가 되었던 인물들이다.

분명 현역시절 함께 했던 요소들이 선수들에게도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이들의 변신은 국내 지도자들에게도 긍정적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질적으로 프로야구단은 1-2군이 운영이 된다. 그러나 최근에 많은 구단들이 3군을 운영하고 있다. 아직 미흡한 부분은 많지만 점차 체계적인 선수 육성과 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뿌리를 내리고 있다. 또한 8구단 체제에서 9구단-10구단 체제로 변하면서 그에 따른 많은 지도자들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국내 프로야구는 인맥과 정에 의해서 코치들이 선임된다. 혹은 지도자로 능력이 떨어지는 이들도 마치 돌려막기 식으로 발전 없이 지도자 생명을 이어나간다. 분명 감독의 의중도 중요하고 구단의 판단도 중요하지만 오래 전부터 이어지는 관행 아닌 관행은 지도자들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다. 기존에도 외국인 코치들이 유입됐지만 일부 지도자들은 그와 별개로 ‘불사조’와 같은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많은 외국인 지도자들이 있음에도 아직 그들에게 '한국 야구를 잘 모른다'는 생각이 뿌리 박혀 있지만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지도자로 변신한 이들이 성공할 경우에는 국내 지도자들도 더 이상 현실에 안주할 수 없다. 물론 이들이 성공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조건이지만 충분히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지금도 외국인 선수를 배척하려는 의식이 팽배하다. 분명 피해와 역기능도 있었지만 외국인 선수 제도를 통해 역기능보다 순기능도 많았다. 따라서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도자계에도 국내 지도자들과 외국인 지도자들 상생하며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