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 SK텔레콤 품에 안긴다…향후 전망은?

입력 2015-10-31 09:19


SK텔레콤이 국내 1위 케이블TV 회사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하는 것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미디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이번 인수를 통해 미디어 사업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을 합병해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SK텔레콤은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서 KT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규모를 키울 수 있게 된다.

SK브로드밴드 가입자 335만명과 CJ헬로비전 가입자 415만명을 합하면 750만명에 이른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의 전체 가입자 수 850만명에 근접한 수준이다.

앞으로 국내유료방송 시장이 KT와 SK 진영의 양강 구도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왜 미디어 사업인가

SK텔레콤이 미디어 사업에 투자를 강화하는 것은 기존 통신 사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국내 미디어 시장은 급팽창하고 있다.

최근 방송통신 업계뿐만 아니라 유튜브 아프리카TV 등 ‘1인 방송’ 플랫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회사들도 동영상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더불어 세계 최대의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는 내년 초 한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유료방송 주도권 다툼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기존 통신 시장은 점차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

과거 음성통화 중심의 통신 사업은 데이터 중심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데이터 사용량이 이동통신사의 수익을 좌우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동영상 등 미디어 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통신업계관계자는 "미디어 사업은 데이터 중심의 이동통신 서비스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통신사들은 변화하는 트렌드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으로 미디어 사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 미디어 전문가 잇단 영입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최근 미디어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들을 잇따라 영입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윤석암 전 TV조선 편성본부장이 SK브로드밴드로 자리를 옮겼다.

윤 전 본부장은 CJ미디어 출신 미디어 전문가로 2006년 개국한 tvN 대표직을 맡기도 했다.

이어 2011년 말 개국한 TV조선에 합류해 TV조선 편성실장, 편성제작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앞서 SK브로드밴드는 애니메이션 전문 제작사인 삼지애니메이션의 윤상철 전 부사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윤 전 부사장은 SK브로드밴드에서 애니메이션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관계사인 SK플래닛의 주문형비디오(VOD) 사업 ‘호핀(Hoppin)’도 넘겨받아 미디어 사업의 외형을 키우고 있다.

◆ 알뜰폰 사업도 확대한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로 알뜰폰 시장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은 85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알뜰폰 1위 사업자다.

SK텔레콤은 그동안 SK브로드밴드 상품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가입자를 크게 늘려왔다.

앞으로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더욱 다양한 결합상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CJ헬로비전 연합이 미디어뿐만 아니라 이통 서비스 시장에서도 대대적 변화를 일으킬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전례가 없는 이통사의 케이블TV 인수인 만큼 숙제도 적지 않다.

우선 정부의 대주주 변경 허가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와 LG유플러스 등 이통사뿐만 아니라 티브로드 등 케이블TV 회사들도 시장 독과점 문제를 강력히 제기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인수 조건으로 강도 높은 제한 규정 등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