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전자가 자사주 11조3천억 원어치를 사들여 모두 소각하겠다는 내용의 파격적인 주주친화책을 내놨습니다.
성장도 중요하지만 주주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가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됩니다.
임원식 기자입니다.
<기자>
당장 내일(30일)부터 석 달 동안 삼성전자는 보통주 223만 주와 우선주 124만 주를 사들여 소각에 들어갑니다.
이렇게 서너 차례에 걸쳐 소각하는 자사주 규모가 무려 11조3천억 원.
상장 이래 최대 규모입니다.
[인터뷰] 이준호 / 삼성전자 홍보부장
"회사와 주주가치를 모두 높이는 주주환원 정책 차원에서 사상 최대규모인 약 11조 원의 자사주 매입과 전량 소각을 결정했습니다."
삼성전자는 또 우선주 주가가 보통주보다 10% 이상 낮아지면 우선주를 추가로 사들여 소각할 계획입니다.
동시에 앞으로 3년 동안 잉여자금의 30~50%를 배당을 비롯해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쓰기로 했습니다.
내년부터 분기별 배당을 시행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병기 / 키움증권 IT 연구위원
"지금까지는 설비투자를 위한 성장에 초점을 맞춰왔다면 앞으로는 주주환원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초점을 맞추는 상황이 아니냐..."
삼성전자가 이처럼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 건 이재용 부회장의 과감한 결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 동안 삼성전자는 성장을 위한 투자만을 고집하며 배당 등 주주들과 이익을 나누는 데 인색했던 게 사실.
이같은 성향은 결국 주주들의 불만을 초래하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이 어려움을 겪게 된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이 부회장의 결단으로 삼성전자는 주주친화적이지 않다는 오명을 벗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나아가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어 이 부회장이 그룹을 이끌어가는 과정에서 주주들로부터 보다 많은 지지를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자사주 대거 매입 소식에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3% 오른 132만5천 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