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채권시장 외국인 수익률 부진…대체 왜?

입력 2015-10-29 06:34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 채권시장은 안정성과 유동성이 양호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선 신흥국 중에서도 중하위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한국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익률 지표는 1.19%포인트로 분석 대상 11개 신흥국중 10위에 불과했다.

이 지표는 5년 만기 국채 금리에서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을 뺀 것으로, 일종의 부도 위험을 제거한 수익률로 볼 수 있다.

브라질이 11.38%포인트로 가장 높았고 터키(7.29%p), 인도네시아(6.56%p), 인도(6.16%p), 남아프리카공화국(5.37%p), 멕시코(3.84%p), 필리핀(2.80%p), 중국(1.87%p), 말레이시아(1.77%p) 순이었다.

11개국 가운데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태국(0.85%p)뿐이었다.

장기물 투자시 시간이 지나면서 금리가 떨어지는 효과에 의한 수익을 계산한 채권 캐리수익(10년물 국채 금리-초단기 금리)도 한국이 11개국 중 9위에 그쳤다.

차익거래(3년물 국채-통화스와프금리) 지표로는 한국이 멕시코와 브라질,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에 이어 6위를 기록했다.

해당국 통화를 차입·운용해 얻는 수익을 지칭하는 이른바 캐리수익 지표는 인도와 중국에 이어 한국이 3위였다.

이처럼 한국 채권시장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부진했지만 안정성이나 유동성은 양호한 수준으로 분석됐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무디스, 피치 등 3대 국제 신용평가사의 국가신용등급을 평균으로 계산한 결과 한국이 11개 신흥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안정성 지표 중 외환보유액 대비 경상수지 비율(2014년)도 한국이 24.5%로 11개국 중 가장 높았다.

유동성 지표인 국채시장 규모는 한국이 중국과 인도에 이어 3위였다.

국제금융센터는 "양호한 경제 기초여건(펀더멘털)과 유동성이 뒷받침되는 시장규모, 캐리트레이드 유인 등이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신흥국에 대한 채권 투자자금이 선진시장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지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고수익뿐 아니라 안정성도 투자를 끌어들이는 유인이 되기 때문에 당장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그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