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결특위가 내년 예산안 심사를 위해 첫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역사교과서 국정화 비용을 예비비로 지출하기로 한 정부 결정과 관련해 예비비 자료 제출을 놓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파행을 빚었습니다.
야당측 예결위원들은 오늘(28일) 전체회의에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상대로 44억원이 책정된 예비비의 세부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안민석 의원은 최경환 부총리에게 "국회가 요구하는 자료는 국가 기밀이 아닌 한 성실히 제출해야 원활한 의사 진행이 가능하다"며 "한 시간 전에 야당 의원들이 요구한 예비비 관련 자료는 시간이 걸려서 못 내놓는 건지, 아니면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밖에 없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답변하라"고 추궁했습니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예비비 관련 자료는 헌법과 국가재정법에 따라 내년 5월30일까지 국회에 제출하게 돼 있다"며 "총예산의 1% 안에서 예비비를 편성하고, 운영의 탄력성을 정부에 주고, 다음 연도에 사용명세서를 국회에 제출해 승인받도록 하는 게 법"이라며 자료 제출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습니다.
여당측 김도읍 의원은 "예비비는 내년 총선을 치르고 20대 국회에서 심사할 자료"라고 말했고 이노근 의원 역시 "여기가 새정치연합의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독점 무대는 아니"라며 최 부총리 입장을 옹호했습니다.
이처럼 예비비 자료제출을 놓고 여야 의원들 공방이 이어지자, 김재경 예결위원장은 "첫 날이라 가능하면 좀 더 효율적인 진행을 하려고 노력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 견해가 워낙 다양하고 접점이 찾아지지 않는다"면서 양당 간사의 협의를 주문한 뒤 정회를 선언했습니다.
한편 예비비는 예결위가 이번에 심사하는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되지 않지만, 야당은 정부가 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기 위해 이번 예비비를 편성했다고 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