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이 발암물질
WHO 햄이 발암물질 분류? 육류 업계 "헛소리" 강하게 반발
세계보건기구(WHO)가 가공육을 담배나 석면처럼 발암물질로 분류한 것을 두고 미국 육류 업체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6일(현지시간) 소시지나 햄 등 일정한 공정을 거친 육류나 붉은 고기를 섭취하는 것이 직장암이나 대장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북미 식육가공품 업자를 대표하는 북미육류협회는 이 보고서가 불필요한 우려를 자아내는 "헛소리'라며 즉각 비난했다고 A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북미육류협회는 성명을 통해 "가공육과 붉은 고기를 발암물질로 규정한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며 "고기와 암이 상관관계가 없다는 사실은 수많은 연구에서 밝혀졌다"고 반박했다.
가공 햄인 '스팸'과 베이컨 등을 판매하는 미 기업 '호멜 푸드' 역시 보고서가 고급 단백질과 중요한 영양소를 함유한 고기의 이로운 점을 보지 않았다며 불만을 표했다.
호멜 푸드사는 올해 초 7억7천500만 달러(약 8천700억원)를 들여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고기, 핫도그, 베이컨 등을 생산하는 '애플게이트 팜스'사를 인수해 '건강한 고기'를 위한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번 보고서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호멜 푸드사 주식은 이날 1% 하락했고 핫도그를 생산하는 크라프트 하인즈사의 주식 역시 비슷한 수준 하락했다.
이탈리아 전통 햄인 '파르마 햄' 제조업자와 전문가들 역시 이번 보고서에 대한 반발을 드러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파르마 햄은 돼지 넓적다리 살을 소금으로 처리해 저온숙성한 이탈리아 요리다.
파르마 햄 협회의 대변인은 "파르마 햄은 가공된 고기나 소시지가 아니고 오랜 기간 숙성시킨 것"이라며 "어떤 첨가제도 들어가지 않은 자연식품에 비타민, 아미노산, 다가불포화지방산, 산화방지제 등을 함유한 건강한 음식"이라고 강조했다.
WHO의 가공육 발암경고를 둘러싸고 미국 뉴욕의 소비자들은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뉴욕 맨해튼 펜 역의 유명 핫도그 레스토랑을 찾은 소비자들은 이번 보고서가 자신들의 식습관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레스토랑을 찾은 랜디 듀랜은 "사람들은 식습관을 바꾸겠다고 말하지만 배고플 때 핫도그를 먹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