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What Men Live By)』라는 톨스토이의 단편소설이 있다. 1885년 발표된 작품으로 기독교 신앙이 돋보이는 종교문학이라고 한다.
그 영향을 받아서인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제목의 예술 작품(TV드라마 제목 포함)이 제법 많다. 그중 하나로 2006년 국내에서 발간된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책(리즈펄(Liz Perle) 지음, 부희령 옮김, 여름언덕 펴냄)이 있다.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여성의 독립성을 강조한 책이다. 여자와 돈, 행복의 삼각관계를 규명한 '여성 행복문화원'의 본질을 다룬 내용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자는 언제나 '백마 탄 왕자님'을 기다린다고 하는데, 그것은 자신의 삶을 일방적으로 배우자(남편)에 의존하는 종속적 인생이어서 탈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의 필자는 여자들이 돈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돈에 의해 감정이 휘둘려서는 안 되며,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 독립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을 때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남성중심 사회에서 오직 약자로만 살아온 여성이 이제는 강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만큼 세상은 변했고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졌다는 얘기다. 역설적으로 세상에 나가 스스로 돈을 벌어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노인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자식들로부터 효도 받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인들도 적극적으로 사회에 진출해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수익구조의 틀을 만들어내야 한다.
부모를 모시고 사는 자녀가 점점 없어진다는 말은 이제 진부한 얘기가 됐다. 아들 며느리로부터 쫓겨나기 전에 자식들을 먼저 내보내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이다. 노인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핵가족화 현상은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그 결과 가족의 기본단위가 변해버렸다. 3대 구조(조부모, 부모, 자녀)에서 2대 구조(부모, 자녀)로 줄어든 것이다. 한 단계가 탈락된 상태, 노인이 아들 가정으로부터 떨어져 외톨이가 되는 프레임이다.
그렇다면 자녀들과 분리되는 노인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노인이 스스로 독립해 살 수 있는 길은 돈과 건강뿐이다. 리즈펄(Liz Perle)이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여자와 돈, 행복의 삼각관계를 규명했다면, '가정 행복문화원'을 만든 필자로서는 '노인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노인과 돈, 건강과 행복의 사각관계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노골적으로 말하면, 노인의 행복 조건은 돈과 건강이 100%다. 젊은이들이라고 한다면 사랑이 어쩌네, 사상철학이 어쩌네 하면서 제법 다양한 행복루트를 찾는 체 하겠지만, 노인은 돈과 건강만 있으면 무조건 된다.
사랑도 돈과 건강이 있어야 한다. 개똥철학일지라도 돈과 건강이 있을 때 떠들 수 있다. 제법 배웠다는 사람은 "세상은 돈만 가지고 사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노인들은 주머니에 돈이 있어야 자식 놈들이 대우하고, 손주 놈들도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돈과 건강 중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가?
그것은 닭과 달걀 중 누가 먼저냐의 질문과 같다. 돈이 있어야 병원도 가고 건강식품도 사먹을 수 있고, 건강해야 건강식품 살 돈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아주 중요하고도 재미있는 삶의 공식을 발견할 수 있다. 돈과 건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것, 그것은 바로 건강사업을 하는 일이다.
물론 건강사업도 여러 가지다. 수십억 들여 레포츠센터를 만들 수도 있고, 수억 들여 헬스센터를 운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돈 많은 노인네들이나 할 수 있는 것이어서 일반적인 권장사항은 못 된다.
쉽게 할 수 있는 방법부터 찾아보자. 한 때는 '지하철 넝마주의'도 노인들에게 괜찮은 사업(?)이었다. 무가지 신문이 지하철 선반에 쌓이던 시절에 신문폐지를 모아서 팔면 한 달에 50만원까지 소득을 올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신문을 보지 않는 시대가 됐으니 이미 사양산업이 됐다. 그래서 떠오르는 업종이 택배란다. 꽃배달이나 서류배달 등 노인들이 큰 힘 쓰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고, 지하철요금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노인들이 지하철에 택배 물건을 두고 내릴 경우 그 손해배상 때문에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노인은 자신의 팔목에 택배 물건을 줄로 매어달고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고 하는데, 그것 역시 다른 승객들에게 방해가 되거나 모양새가 좋지 않아 권장할 만한 사업(?)은 못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여러 노인 친지들과 함께 충청도 수안보에 약초농장을 개간해 이들과 함께 농사를 짓고 있다. 노인들의 건강과 돈을 위한 근본적인 건강사업이다. 5년 전부터 그곳을 행복문화원의 본부로 정하고, 현재는 지역별로 사랑방과 같은 행복문화원을 열어 식초담그기 등 문화행사를 병행하며 운영하고 있다.
지금은 가을이지만, 밭 일구는 새 봄에 한 번 와보시라. 친지들의 건강은 농장에서 함께 땀 흘리며 일하는 순간부터 달라져 있다. 여기에 약초농장에서 나온 원료로 만든 건강식품을 먹으면 금상첨화다.
행복문화원의 돈은 건강식품을 판매함으로써 생긴다. 따라서 약초농사를 짓고 싶은 사람은 농사를 지으면 될 것이고, 판매하고 싶은 사람은 따로 사는 아들딸이나 친지들에게 우선 전달하면 될 것이다. 단순 판매만으로도 성공하는 사람이 나온다. 서로 힘을 합하는 공동체적인 운영이기 때문에 행복문화원에는 늘 생기가 넘친다.
자식들에게 눈치 안보고 독립적으로 사는 길은 바로 돈과 건강을 함께 얻을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이것이 '노인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에 하나의 답은 될 것이다.
<p style="margin-left: 80px">글_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