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실수' 샤오미, 화웨이에 굴욕 당한 사연은?

입력 2015-10-23 13:46


중저가 제품으로 눈부신 성장을 해온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小米)가 3분기 실적 부진으로 국내 맞수인 화웨이(華爲)에게 자국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넘겨줬다.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22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 보고서를 인용해 샤오미가 국내 시장이 정체된데다 (삼성·애플·화웨이 등) 국내외 경쟁와 신생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점유율이 크게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3분기에 샤오미 제품의 출하량은 8% 떨어진 반면, 화웨이는 81%나 급등했다.

샤오미는 2분기의 중국 시장 점유율에서도 15.9%로 화웨이(15.7%)를 가까스로 누르고 '위태로운 리드'를 지켜왔다.

전문가들은 이 점을 들어 올해 세계 시장에서 8천만∼1억대 판매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샤오미는 상반기 판매량이 3,470만대에 그쳤지만 전통적으로 4분기에 판매량이 늘어나 목표 달성에 문제가 없다고 낙관해왔다.

샤오미측은 판매 부진의 주된 요인을 '제품 교체' 효과로 설명한다.

8월 중순 신제품 미노트(Mi Note) 시리즈를 출시한 데 이어 9월에도 Mi 4C를 내놓다 보니 판매붐이 잠시 꺾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토니 웨이 홍보담당 국장은 "중국시장은 여전히 우리에게는 충분히 크다"며 "샤오미는 사용자의 경험과 생산품 혁신에 중점을 둘 뿐, 호사스러운 수치나 점유율 1위 자리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해 화웨이에게 역전당한 것을 개의치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샤오미 측은 지난해 7월 인도에 진출하고 300만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판매한 점을 들어 세계시장을 확장하고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WSJ은 샤오미가 스마트폰 외에도 스마트 TV와 보조 배터리 등 신제품으로 사업 다변화에 나서는 등 빠른 행보를 자랑해 온 '토끼'가 세계적인 통신 장비 업체이면서도 꾸준히 전진해 온 '거북'에게 중국시장 점유율 경주에서 자리를 내줬다고 비유했다.

이 보고서는 샤오미가 장기적인 전략 면에서도 라이벌 화웨이에 뒤졌다고 지적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66억 달러를 연구개발(R&D)에 투입했지만 샤오미는 이런 여력이 없는데다 광범위한 마케팅 채널이나 숙련도 등에서도 화웨이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카날리스의 니콜 펑 분석가는 "정체 상태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저가 모델에서 중저가 모델을 선호하는 쪽으로 변화하는 추세도 화웨이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 2분기에 1년 전보다 2.7% 감소하며 판매량이 1억 560만대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기능이 향상된 모델을 찾다 보니 2분기에 200달러 이하의 제품은 출하량이 28%나 줄었다.

반면 200∼500달러 사이 모델은 오히려 22%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