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대증권 매각이 무산되면서 현대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 역시 방향 선회가 불가피해졌습니다.
당장 큰 어려움은 없을 거이라는 게 현대 측의 설명이지만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임원식 기자입니다.
<기자>
현대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은 약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현대는 3조3천억 원의 자금을 마련하겠다며 과감히 계열사와 자산 매각에 나섰습니다.
물류회사인 현대로지스틱스를 6천억 원에, 현대상선의 LNG 운송사업을 9천700억 원에 파는 등 매각 작업은 예상보다 빠르고 또 순조로웠습니다.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본 확충과 함께 허리띠 졸라매기로 경영 정상화를 눈 앞에 뒀습니다.
그러나 현대증권 매각이 무산되면서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현대그룹은 당장 이달 24일까지 현대증권 매각 자금을 담보로 산업은행에 빌린 돈, 2천억 원을 갚아야 할 처지.
다행히 산업은행이 만기를 연장해 주기로 결정하면서 한숨은 돌린 상태입니다.
[인터뷰] 산업은행 관계자
"무한정 (만기 연장이) 아니라 회사가 매각의지가 없다고 그러면 우리가 담보권 실행을 했어야 하는데 회사가 매각 의지가 있기 때문에 (만기 연장을) 해줘야 될 거고..."
현대는 현대증권의 매각을 재추진하는 동시에 유동성 확보를 위한 다른 방안도 마련하겠다는 방침.
그러나 해운업계의 극심한 불황이 여전한 상태에서 상황을 마냥 낙관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저유가 덕분에 5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던 현대상선의 실적은 2분기 6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낸 데다
3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되면서 자금 부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올 전망입니다.
[인터뷰] 강성진 / KB투자증권 연구원
"우리나라 해운사들이 대형 선박 투자를 못했기 때문에 경쟁력이 뒤지는 게 아닌가 우려를 하게 되고...(매각 무산으로 현금 확보) 시기가 지연되면서 그만큼 현대상선은 또 자금조달을 해야하는 어려움을 겪게 되겠죠."
여기에 현재 추진하고 있는 3천억 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 역시 이번 매각 무산으로 계획대로 이뤄질 수 있을 지 두고 볼 일입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