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왜 박진영-JYP가 해명해야 하는가?

입력 2015-10-14 16:52
수정 2015-10-14 17:25


트와이스와 박진영이 함께한 교복 광고가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JYP 박진영 씨의 교복 광고에 대한 사회적 견제를 요청합니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해당 글에는 “경기 교육청 보건 교사 선생님들께서 학생 교복 마케팅에 대한 문제점을 확인하시고 제게 알려 주신 내용"이라며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를 삼으려 한다”고 밝혔다.게시자는 “TV에서 자주 보는 걸그룹 멤버들의 날씬한 몸매를 만들기 위해 표준 체형인 아이들도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런 현상은 저체중증, 면역력 저하, 거식증, 결핵 등의 질병으로 이어지고 있어서 학생들 건강에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숨막히게 조이는 교복 때문에 생리통, 소화불량 등을 호소하는 여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걷기조차 어렵게 교복치마를 줄였기 때문에 계단을 올라가는데 뒤뚱거리기까지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게시자는 "유명 교복 업체가 인기 걸그룹을 배출하는 기획사 JYP와 손을 잡고 여중생 여고생을 타깃으로 하는 선정적인 교복 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교복 치마를 왜 쉐딩 스커트로 줄이고 깎아서 입어야 합니까? 교복 재킷을 왜 코르셋처럼 조여서 입어야 합니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게시자는 "(포스터에 나온) 교복 모델은 여중생 여고생의 모습이 아니라, 교복 페티시 주점이나 룸싸롱의 종업원들처럼 보인다"며 "이러한 의견에 동의하시는 분들은 사회적 견제에 동참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 글이 화제가 되면서 교복 업체와 JYP 엔터테인먼트 양측에 입장을 해명하라는 촉구가 빗발치는 상황이다.

주장에는 무리가 없다. 물론미의 획일화와 외모지상주의는 언제나 경계해야 할 사회상이다. 또한 "학생은 학생다워야 한다" 라는 슬로건도 퍽 강압적인 인상이 짙긴 하지만,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마른 몸매를 강요하지 말자는 취지에서는 온당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JYP에 대한 공식 입장이 왜 필요한지는 의문이다. 그건포스터 제작 콘셉트와 카피까지 모두 박진영의 몫이었을 때만 가능한 얘기다. 모델의 책임을 운운하고 싶은 거라면, 같은 광고 모델인 걸그룹 트와이스에게는 왜 책임을 묻지 않는가? 간단하다. 교복 업체보다 박진영을 두들기는 게 가장 효과적이고 이목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이 과정에서는 공분만이 중요할 뿐 상식적인 귀책은 따지지 않는다. 이미 '박진영 교복 논란'으로 포커스가 맞춰져 버린 지금, 교복 업체 측은 "의도치 않은 논란이 안타깝다"며 한 발 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이들에게 마른 몸매를 강요하는 광고에 가혹함이 있다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마저 연예인에 미루어버리는 '공인'의 잣대도 가혹하긴 마찬가지다.

한 언론은 "본인의 대표곡에서 허리24, 엉덩이34를 찬양하던 박진영이 여고생에게 스커트 길이를 줄이고 허리를 잘록하게 만들 걸 강조하고 있다"며 최소한의 개연만 갖춘 막무가내식의 비난을 퍼붓고 있다.그 뒤의 가사가 “가냘픈 여자라면 난 맘이 안 가. 살이 모자라면 난 눈이 안 가”라는 건 잊었나 보다. 또한 그 노래의 대상이 여고생이 아니고 성인이라는 엄연한 사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