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2명을 둔 홑벌이 가구로, 소득자가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면 1주일에 62시간은 일해야 빈곤을 탈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네이버 뉴스 사회 부문 최다 댓글 수를 기록하며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현경 부연구위원은 14일 보건복지포럼 최근호(10월)에 게재한 'OECD국가의 최저임금제와 빈곤탈출' 보고서를 통해 OECD 발표 자료를 토대로 한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을 기준으로 한국에서 자녀 2명을 두고 부부 중 1명만 소득 활동(홑벌이)을 하되 소득자가 최저임금을 받는 경우 '상대적 빈곤선'의 소득을 벌기 위해서는 1주일에 62시간의 노동 시간이 필요했다. 한국의 노동시간은 비교 대상인 OECD 30개 국가 중 11번째로 긴 것이다.
빈곤탈출을 위한 필요 노동시간은 그 나라의 최저임금이 적절한 수준인지를 판단하는 척도가 된다.
김 연구위원은 "한국을 비롯한 상당수의 국가에서 한 사람이 전일제 최저임금 일자리를 가질 경우 빈곤선 아래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며 "주당 60시간 이상의 근로로 일과 삶의 균형은 꿈꾸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네티즌은 “62시간으로도 어림없다”며 분석과 상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단지 노동 시간에 집중한 분석은 전혀 의미가 없다는 게 댓글의 주된 의견이다. 네티즌은 수당을 급여에 미리 포함하는 '포괄임금제 계약'을 가장 큰 이유로 들고 있다. 가령 주 5일, 주 40시간 조건을 내걸어도 잔업 별도, 토요일 특근, 주말 특근은 급여에 미리 포함된 잠재적 동의 사항인 게 관행이다. 급여는 고정이고, 노동 시간은 한없이 늘어나는 이런 판국에 62시간을 일한들 고스란히 제값을 쳐주는 사업체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또한 노동 시간보다 보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도 많은 지지를 얻었다. 더 노력한 사람이 많은 보상을 얻어낸다는 프레임은 인터넷 여론에서 힘을 잃은 지 오래다. "경쟁에서 밀린 건 죄가 아니다"라는 슬로건으로 대표되는 이 새로운의견은, 근본적으로 정규직·비정규직을 떠나 노동에 대한 대가가 너무 싸다는 의식이 네티즌 저변에 확대되고 있음을 조망한다. 단지 '노력'이라는 모호한 단어로만 계급을 고착화하는 건 가혹하며, 근본적인 시급을 높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