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고 교사 급식비리 증언, 오죽했으면 교사가…학교 입장은? '가관'
충암고 교사가 거액의 급식비리 횡령 의혹이 불거진데 해당 학교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현직 충암고 교사는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에게 민망하고 미안한 마음뿐"이라면서 "충암학원의 회계비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학교 시설이 정말 열악하고, 환경이 정말 안 좋다. 이번 교육청의 감사 결과가 계기가 돼서 학교 공사비 같이 규모가 큰 분야까지 감사가 확대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어 충암고 교사는 "만두튀김 같은 거 나오면 검정 기름 가루들이 많이 묻어나오곤 했었다. 학생들이 먹어야 될 식자재나 이런 것들을 빼돌려서 횡령을 한 걸로 알고 있다"며 "쌀이나 김치 같은 것도 30% 이상 부풀려서 위탁 운송, 배송을 위탁업체랑 계약한 것처럼 꾸몄다"고 증언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특히 "교육청에서 위생상태 점검이 나오면 매년 최하위권이었다. 학생들한테 배식되던 밥과 반찬의 양도 항상 턱없이 부족해가지고 급식이 이루어질 때마다 난리였다"면서 "밥과 반찬이 다 떨어져가지고 급식당번을 하는 학생들이 이리저리 막 뛰어다녔다. 음식을 구하려고. 조리실에도 가고 조리원들한테 가서 더 받아오고. 이게 하나의 풍경이었다. 거의 끝에 배식받는 아이들은 못 먹는 경우도 가끔 발생했다"고 회상했다.
끝으로 충암고 교사는 "6월 초에 교육부로부터 조치 명령이 내려온 걸로 알고 있다"면서 "교감선생님에 대한 어떤 적절한 조치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학교는 내부 고발자에 대한 축출과 징계에 대한 논의에만 집중하는 모양새다. 변한 건 거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4일 "충암중·고교에 대한 감사 결과 급식 운영 전반의 문제점들과 최소 4억1035만원의 횡령 의혹을 적발했다"며 "학교장·행정실장·용역업체 직원 등 관련자 18명에 대해 파면 요구 및 검찰 고발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충암중·고교는 납품받은 식재료를 빼돌리려고 종이컵과 수세미 등 소모품을 허위로 과다청구하고, 식용유는 반복해 재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최소 1억5천400만원에 달하는 식자재 비용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충암학원 측은 비리 의혹을 교육청에 제기한 공익 제보자를 탄압하려 한 사실도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교육청이 본격 감사에 착수하자 학교 측은 급식비리 의혹을 교육청에 제보한 교사를 내부 고발자로 지목, 파면·또는 해임의 중징계를 추진하려 했던 것.
한편 교육청은 비리가 반복 적발된 충암학원에 대해 학교운영 전반에 관한 강도 높은 특별 감사를 벌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