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 가구 당 0.9개씩 가지고 있는 전기압력밥솥.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전기압력밥솥의 가정 내 보급률은 무려 93%에 이른다. 특히나 최근엔 다양한 기능들을 앞세운 제품들이 등장해 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30-40만원은 기본, 최고가라인은 90만원을 넘기도 한다. 그렇다면 전기압력밥솥, 비싼 만큼 제 기능은 하고 있는 걸까?
# 제조상 결함인가 vs 소비자의 과실인가?
내솥이 튼튼하다는 광고를 믿고 최고급 밥솥을 구매한 강소희 씨. 그런데 구매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아 밥솥에 문제가 생겼다. 제조업체에서 강조하던 내솥이 문제였다. 내솥의 코팅이 종이처럼 부풀어 오른 것. 고객센터에 항의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보증기간이 지났으니 새로 구매해야만 한다는 말뿐이었다.
경력 30년의 베테랑 주부 김정자 씨 역시 내솥 코팅이 벗겨지는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코팅이 벗겨지지 않게 조심해서 쓰고 있지만 벌써 2개째 내솥을 새로 구매했다는 김정자 씨. 벗겨진 코팅에서 어떤 유해한 물질이 나올지 몰라서 가스불을 이용해 밥을 짓는다.
상황이 이런데도 제조업체는 코팅이 벗겨지는 현상을 소비자의 사용상 부주의라고 말한다. 코팅이 벗겨지는 이유는 과연 소비자의 과실 때문일까?
# 벗겨지는 코팅, 우리 몸에 유해하진 않을까?
소비자들은 코팅이 벗겨진 내솥을 사용하면 건강에 유해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제조업체 측은 코팅이 모두 벗겨진 내솥을 사용해도 신체에 무해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문가의 입장은 다르다. 코팅이 벗겨지게 되면 내솥 안의 금속 소재가 드러나고, 이 때 노출되는 금속성분이 부식이 되면 몸 안에 축적되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위험요소가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밥솥 코팅에 관련해 제조업체 측에 직접적인 책임을 묻기 힘들었다. 전기압력밥솥의 내솥과 관련한 안전성 규정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 가격이 비싸면 밥맛도 좋아질까?
제조사는 비싼 전기압력밥솥을 사용하면 밥맛이 좋아진다고 광고한다. 이에 제작진은 제품 가격에 따라 밥맛의 차이가 있는지 직접 실험해보기로 했다.
인지도가 높은 업체 2곳의 고가 IH압력밥솥 2대와 중가 IH 압력밥솥 2대, 저가 제품인 열판 전기압력밥솥 2대. 총 압력밥솥 6대를 구입했다. 소비자들이 많이 모이는 시장에서 밥솥에 따른 밥맛의 차이를 설문조사했다.
또 식품영양학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훈련된 패널들로 진행된 관능 평가검사와 기계적 분석도 진행했다. 과연 밥솥 가격에 따른 제품별 밥맛의 차이는 있었을까?
'똑똑한 소비자 리포트'에서 전기압력밥솥의 내구성을 살펴보고, 소비자들이 전기압력밥솥을 더욱 똑소리 나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집중 점검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