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연이틀 구멍난 수비, 가을 야구 탈락의 원흉이 되다

입력 2015-10-01 09:44
수정 2015-10-05 00:22


▲롯데는 사직에서 30일 열린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13-1로 대패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9월초 강력한 5위 후보였던 롯데 자이언츠가 9월의 마지막 날 패하면서 3년 연속 PS 진출 실패를 확정 지었다.

롯데는 사직에서 30일 열린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팀 에이스 린드블럼을 선발로 내세웠다. 그러나 린드블럼은 기대와 다르게 5이닝 동안 9피안타(2홈런) 7실점(5자책)으로 난조를 보이며 패전 투수가 됐다. 과정이야 어쨌든 결과적으로 롯데는 KIA에 13-1로 대패하면서 3년 연속 PS 진출 실패를 확정지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8월 8위에서 9월 5위로 올라선 롯데

롯데는 8월 31일까지 54승 64패로 리그 8위에 머무르면서 3연패를 기록 중이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희망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9월 1일 연패에서 벗어나면서 반전을 만들기 시작했다. 9월 1일 kt 위즈를 상대로 6-5로 승리를 시작으로 5일 LG 트윈스와 경기까지 무려 5연승을 달렸다. 6일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8일 SK 와이번스와 문학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1무 포함 6연승을 달리며 8위에서 5위로 올라섰고, 당시 6위 한화에 0.5게임차로 앞선 상황이었다.

12일 KIA와 승차 없이 5위를 달리던 롯데. 그러나 이후에도 꾸준히 5위 자리를 지켜나가고 있었다. 롯데의 경기력도 장담할 수 없었지만 이때까지는 롯데의 경기력은 다른 경쟁 팀들에 비해 훌륭했다.

가장 먼저 공격력이 활발하게 터졌고, 또한 마운드도 큰 문제가 없었다. 결코 강하다고 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었지만 린드블런-레일리 외에도 투입되는 투수들이 연일 호투를 하면서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시즌 초-중반 마치 고교야구를 연상케 하던 마운드 운용과 전혀 다른 모습에 롯데의 희망은 조금씩 싹트고 있었다.

17일을 기점으로 악몽의 시작…또 다른 팀이 됐다.

롯데는 16일까지 14경기를 소화하며 10승 4패로 쾌속 질주를 하고 있었다. 물론 이 시점에서 6위 KIA와 게임차는 단 1경기에 불과했지만 5위에 도전하는 팀들 가운데 가장 안정적이고 좋은 성적을 보였다. 역시나 장담할 수는 없었지만 롯데가 곤두박질 칠 것이라고 아무도 예상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17일 잠실에서 두산에 0-13으로 패하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보다 롯데는 이전의 롯데가 아니었다. 17일을 시작으로 4연패 수렁에 빠진 롯데. 그럼에도 불구 다른 팀들의 부진에 롯데는 5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특히 23일에는 우천 취소로 경기가 없었음에도 5위를 지킨 것은 매우 진기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24일 두산과 더블헤더에서 2경기를 모두 내주며 급기야 6연패 수렁에 빠졌다. 자연스럽게 롯데는 SK에 5위 자리를 내주고 6위로 주저앉았다. 롯데는 27일 NC 다이노스와 마산 경기에서 4-2로 승리하며 6연패 탈출과 함께 SK와 1게임차 공동 6위로 올라섰다. (전날까지 8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마지막 승부라고 할 수 있는 KIA와 사직 2연전에서 롯데는 스스로 무너졌다. 29일 경기에서도 실책으로 주지 않아야 할 점수를 주면서 패했던 롯데는 30일 경기에서도 무려 4개의 실책이 나오면서 1-13으로 대패하며 남은 경기와 관계없이 5강 탈락을 확정지었다.

분명한 것은 9월 초반의 롯데와 중순 이후의 롯데는 180도 다른 팀이었다. 마운드에서는 크게 문제가 없었지만 공격력은 딱 상대에게 패하는 수준으로만 터졌다. 2연패 중이던 20일 삼성과 경기에서 비록 17실점으로 패했지만 13점을 뽑아내며 그나마 타선이 살아난 것에 희망을 걸었지만 이후 경기에서는 딱 상대에게 패할 수준으로 득점을 뽑았던 것.

특히 24일 두산과 DH1차전에서 수많은 찬스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순간에 1차례도 살리지 못한 것은 치명적이었고, 이내 패배로 이어졌다. 물론 연패를 끊었지만 공격력은 답이 없는 수준으로 변했고, 추가적으로 수비에서도 실책이 이어지면서 스스로 5강 진출을 거부한 꼴이 됐다.

두산에게 발목 잡힌 롯데, 가을 야구가 좌절 됐다

한 시즌 전체를 돌아봤을 때, 분명 롯데는 많은 문제점들이 있었다. 하지만 어차피 5강 레이스를 펼치는 입장이었다면 시즌 전체보다 9월만 돌이켜봐도 매우 아쉬움이 남는다.

17일 경기를 시작으로 3연패를 할 때만 해도 절망적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롯데의 가을 야구를 좌절시킨 것은 사실상 두산과 사직 3연전이었다. 22일 경기에서 초반 6점을 실점했던 롯데는 유희관을 상대로 5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박빙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끝내 동점과 역전에는 실패했다. 문제는 더블헤더가 펼쳐진 24일 경기였다.

DH 1차전은 롯데에게 있어서 두고두고 한이 된 경기였다. 2-3으로 리드를 당한 6회부터 8회까지 무려 세 번의 기회를 모두 날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3이닝 동안 동점이 아닌 역전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다. 이날 6회 무사 1,2루 기회에서 득점에 실패한데 이어 7회에는 1사 2,3루의 기회를 만들었으나 단 한 점도 뽑지 못했다. 8회 상황은 더 심각했다. 무사 2,3루를 만들었음에도 역시나 득점에 실패했다.

이어 DH2차전도 타선은 2% 부족했다. 문제는 상대에게 빅이닝을 만들어줄 때 실책이 동반되면서 한 번에 무너졌다는 것. 결과적으로는 KIA와 2연전에서 모두 패한 것이 5강 탈락의 직접적인 이유가 됐지만 사실 두산과 3연전을 모두 패한 것이 롯데에게 씻을 수 없는 치명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