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집값 실질상승률 韓 1.5%‥美 15%·홍콩 56%

입력 2015-10-01 06:40
5년간 집값 실질상승률 韓 1.5%‥美 15%·홍콩 56%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전세난이 심각해지고 있는 것과 달리, 물가를 감안한 실질 집값 자체는 크게 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을 기준으로 올해 1분기 한국의 실질 집값 상승률(물가상승분 제외)은 1.5%에 그쳐 일본(1.6%)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같은 기간에 미국은 15.4% 상승했다.

1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 1분기에 한국의 실질 주택가격지수는 지난 2010년을 100으로 했을 때 101.5로 올랐고, 명목 가격지수는 111로 상승했다.

물가를 고려하지 않고 가격만 놓고 본다면 5년 동안 11% 오른 것이다.

BIS가 조사한 53개국 가운데 한국의 집값 상승률은 실질 기준으로는 27위, 명목기준으로는 29위를 나타냈다.

실질지수로 볼 때 주요국 중에서는 홍콩(155.9)과 말레이시아(134.6), 스웨덴(124.6), 뉴질랜드(121.1) 등의 집값 상승세가 가팔랐다.

미국과 일본은 각각 115.4(명목 124.3)와 101.6(명목 104.8)을 나타냈다. 영국은 106.5(명목 118.5), 중국은 100.4(명목 115.4)를 기록했다.

◇ 1분기 한국 집값 1.6% 상승…위기국들 집값 하락

한국의 집값은 5년간 기준으로는 별로 안 올랐지만 최근 1년간 어느 정도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 1분기 한국의 실질 집값은 작년 동기대비 1.6% 올랐다.

한국의 집값은 작년 말부터 꾸준히 오르는 모습을 나타냈다. 지난 2분기까지 4개 분기 동안 실질 집값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0.4%, 1.1%, 1.6%, 2.4% 상승했다. 2012년 4분기부터 작년 2분기까지는 7개 분기 연속 하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 강세라고 볼 수 있다.

명목 집값은 작년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각각 1.8%, 2.1%, 2.2%, 3.0% 상승했다.

한국의 집값이 오른 것은 정부가 부동산경기 활성화대책을 적극 추진한데다 경기 전체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 경기상황 등에 따라 등락이 엇갈렸다.

B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지난 1년간의 실질 집값 상승률은 일부 선진국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대부분 국가의 2분기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호주와 캐나다, 뉴질랜드, 미국 등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 올랐고, 스웨덴과 영국은 10% 상승했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 몰리고 있는 나라들은 집값이 떨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지난 1년간 중국과 러시아의 주택값은 5%, 10% 하락했다.

여전히 위험성이 있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상승률은 1%에 그쳤다. 비교적 경제가 좋다는 독일이 5% 올랐지만 프랑스나 그리스, 이탈리아 등의 집값이 꾸준히 하락했다.

유로존 회원국 가운데 1분기 실질 주택가격지수가 특히 낮은 곳은 그리스(67.4)와 스페인(68), 이탈리아(80.6) 등이었다. 기준 연도인 2000년과 비교해서 크게 떨어졌다는 뜻이다.

이들 국가는 명목 주택가격지수도 100을 밑돌았다. 단순히 가격을 놓고 봤을 때도 집값이 떨어진 것이다.

유로존 전체로는 97.8을 나타냈다.

지난 2012년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대부분 회원국의 경제성장률이 정체되면서 집값도 크게 오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 "한국, 많이 떨어지지 않았으니 크게 오르지도 않았다"



한국의 주택 가격이 지난 5년간 상승폭이 크지 않았던 것은 지난 2010년 주택가격 자체가 그리 낮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또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요국들의 집값이 크게 떨어진 것과 달리, 한국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오히려 가격이 올랐다.

주택산업연구원의 김덕래 연구위원은 "한국의 집값은 2010년 미국에서 떨어지는 만큼 많이 하락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나라 집값은 작년 상반기까지 별로 안 좋았고, 작년 하반기부터 실질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수도권의 지난 1~8월 주택가격 상승률은 아파트가 3%, 전체 주택은 4%를 나타냈다.

국민은행의 박원갑 수석 부동산 전문위원은 "2010년은 기준가가 높고, 2012년에는 하우스푸어(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출금 상환 부담때문에 빈곤하게 사는 사람)가 생길 정도로 집값이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지난 5년간 한국의 집값이 많이 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체감적으로는 다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한국에서는 도시와 지방 간의 집값에 차이가 벌어지는 탈 동조화 현상이 관측된다면서 "실제로 지수 상승률과 체감 상승률은 다르다"라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올해까지는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까지 장기화할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