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미국판 따라잡기 '역부족'…할인율만 봐선 그럴듯해?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가 전국에서 대대적으로 열린다.
이번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는 백화점(71개 점포), 대형마트(398개), 편의점(2만5400개) 등 대형 유통업체 약 2만6000여개 점포가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 프라이데이란 미국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11월 마지막 주 금요일을 가리키는 말로, 이날부터 연말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세일기간에 미국 연간 소비의 20%가 발생한다.
정부 방침에 따라 내일부터 시작되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에서도 미국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정부는 10월 1일부터 14일까지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 대형유통업체 2만6천여곳이 참여해 업체별로 최대 50~70% 할인율을 적용하는 사상 최대 규모 할인행사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마련했다.
정부는 소비 진작과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해 행사를 마련했지만 유통업체의 준비상황을 보면 기존 세일을 길게 하거나 한번 더 하는 정도에 불과해 미국의 대대적 할인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에 비견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사 내용을 보면 할인 품목이나 프로모션(판매촉진행사)이 늘어나긴 했지만, 전반적인 할인율을 보면 기존의 가을 정기세일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
백화점에 이어 대형마트도 블랙프라이데이 참여 차원에서 할인 행사를 준비 중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추석 연휴가 끝나고서 행사를 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일정과 품목, 할인율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10월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온라인몰에서 삼겹살, 계란, 생수 등 인기 생필품 초특가전을 진행한다.
오프라인 점포에서는 10월 8일 할인 행사를 시작할 예정이지만 품목은 정해지지 않았다.
편의점 씨유(CU)와 GS25는 매달 진행하는 '원 플러스 원(1+1)' '투 플러스 원(2+1)' 행사에서 품목 수만 늘려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은 25일부터 다음 달 29일까지 코치, 버버리 등 해외 유명 브랜드와 국내 패션의류, 잡화 브랜드 70여개에 대해 기존 할인율(30~50%)에서 최대 20% 추가 할인을 해준다.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은 10월 1~11일 아르마니아울렛 20% 추가 할인, 코치 10% 추가 할인을 해준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는 10월 5~7일 가을신상품 11개 대표상품을 최대 50% 할인할 예정이다.
G마켓은 10월 2~11일 롯데백화점, 현대H몰등 G마켓에 입점해 있는 9개 파트너사와 함께 할인 행사를 한다.
정부는 블랙프라이행사를 두고 최대 규모 할인 행사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체감 할인율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업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제조사 주도로 재고떨이식 세일을 하다보니 세일 폭이 크지만, 우리나라는 유통업계가 세일을 주도하다보니 할인 폭에 한계가 있다"며 "기간이 늘어난 것 외에는 할인율에서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 관계자는 "구체적인 할인 행사 내용을 아직 결정한 것이 없다"며 "다른 업체들도 기존에 하던 세일에 이름만 블랙프라이데이라고 붙이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