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주] 美 약가규제 악재에 제약·바이오 '동반 하락'

입력 2015-09-30 15:36


힐러리 클린턴 미국 대선 후보가 약가인하 정책을 들고 나오면서 나스닥지수의 바이오주 주가가 급락했고, 이 여파로 국내 제약·바이오주도 줄줄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30일 주식시장에서 원료의약품 제조사인 경보제약이 전거래일보다 18.5% 급락한 1만4,1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유유제약, 대원제약 등도 10% 안팎의 낙폭을 기록했다.

바이오주 역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며 인트론바이오, 슈넬생명과학, 바이오니아 등이 6~7%대 약세 마감했다.

이날 약세는 미국 바이오 지수 급락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특정 질병을 치료하는 약값이 폭리를 취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약가 규제에 관한 공약을 발표한 이후 나스닥 바이오기술주 지수는 고점대비 27% 하락하는 등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부정적 영향과 맞물려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하면서 추가 조정을 점치고 있다.

정보라 동부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약가 규제가 시행된다면 제약시장은 위축되고 신약 개발회사들의 수익성은 나빠질 수 있다"며 "바이오가 저금리와 넘쳐나는 유동성의 대표 수혜주였던 만큼 대외 불확실성과 맞물려 조정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약가 규제가 법제화될 수 있을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미국이슈로 인해) 국내 바이오주 주가도 당분간 조정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도 "이번 클린턴 후보의 약가 규제 이슈는 2013년 소발디(간염치료제) 약가 조사와 비슷하다"면서도 "규제 가능성이 커지면서 최근 분위기는 2013년보다 더 강하다"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직접적인 약가 규제가 아닌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처방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로 이어질 경우 관련주에는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적의료보험인 메디케이드, 메디케어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처방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와 정부 지원 확대 등은 가능할 것"이라며 셀트리온, 삼성물산, 이수앱지수 등을 선호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