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가 시애틀 매리너스에 2-9로 힘없이 패한 20일(현지시간),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는 조용히 클럽하우스에서 원정 경기를 위한 짐을 쌌다.
22일부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방문 6연전을 위해 추신수는 개인 물건을 차곡차곡 가방에 담았다.
자유계약선수(FA)로 텍사스와 7년 계약한 지난해, 추신수는 힘차게 출발했으나 왼쪽 발목과 왼쪽 팔꿈치에 잇달아 메스를 대느라 시즌 끝까지 동료와 함께하지 못했다.
그런 측면에서 올해 팀이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를 향해 막판 스퍼트를 펼치는 상황에서 레인저스의 중심 선수로 마지막까지 동료들과 함께 호흡한다는 자체가 추신수에게 의미 있는 일이다.
추신수는 "짐 싸는 일이 만만치 않은데 정규리그에서 마지막 원정을 떠난다고 하니 기분이 좋기도 하다"면서 "우리 팀의 순위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만큼 원정 경기에서도 꾸준히 해오던 대로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추신수는 이날 끝난 홈 10연전에서 4경기 연속 멀티 히트를 작성하는 등 이 기간 타율 0.514(37타수 19안타), 볼넷 8개, 몸에 맞은 볼 2개를 기록하며 테이블 세터로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대폭발한 출루 기계 추신수와 중심 타자 프린스 필더·애드리안 벨트레의 맹타를 엮어 텍사스는 마침내 지구 선두로 뛰어올라 포스트시즌 디비전시리즈(5전 3승제) 직행을 가시권에 뒀다.
살아난 선구안과 정확한 타격으로 1루를 자유자재로 밟는 수준에 도달한 추신수는 "그간 잘해왔으니 원정경기에서도 기세를 이어가겠다"면서 "다만 시즌 막바지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을 경계하겠다"고 덧붙였다.
추신수는 "현재로서는 다음달 초 홈에서 벌어지는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의 4연전에서나 우리 팀의 우승 매직넘버가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순위 싸움이 정규리그 끝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텍사스는 지구 2위인 휴스턴에 올해 12승 4패로 앞서 있을 뿐, 오클랜드(6승 10패), 에인절스(5승 10패)에 열세를 보였다.
이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면 지구 1위 수성은 물론 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도 뒤처질 수 있다.
한편, 양쪽 귀 헬멧이 깨진 바람에 한쪽 귀 헬멧을 쓰고 나왔다가 지난 4경기에서 불꽃타를 터뜨린 뒤 이날 무안타에 그친 추신수는 "오클랜드와의 경기부터 다시 양쪽 귀 헬멧을 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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