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치마를 두른 남자들, 주방을 넘어 화면 속까지 점령하다"

입력 2015-09-21 09:00
▲대세로 떠오른 '요섹남' 옥택연, 임슬옹, 조정석, 차승원

과거 '남자는 주방에 들어가선 안 된다'는 믿음이 있던 시절도 있었다. 이제는 요리하는 섹시한 남자'라는 의미의 '요섹남'이 대세다. 최근 여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이상형으로 요리 정도는 할 줄 아는 남자를 꼽을 정도로 요섹남 열풍은 한창 순항 중이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손수 요리해주는 남자를 상상하면 그가 쏟아 붓는 정성만으로 로맨틱하다는 것이다. 또한 그 동안 강하고, 굵고 거칠게만 나타났던 남성의 이미지가 요리와 결합되는 순간 섬세함과 자상함이라는 색다른 매력을 어필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드라마와 예능에서도 대기업의 '실장님'이나 탄탄한 근육의 '몸짱', 고학력이거나 지적인 이미지의 '뇌섹남'이 아닌,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에서 칼질이나 플레이팅에 몰두하는 남성 캐릭터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재 방영 중인 웹드라마 '연애세포 시즌2'에서 차도남 인기 쉐프로 등장하는 임슬옹을 비롯해 근래 종영한 tvN '오 나의 귀신님'의 조정석, tvN '삼시세끼-정선편'의 옥택연, 그리고 이제온에어되는 tvN '삼시세끼-만재도편'의 차승원이 매력만점 요섹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 '연애세포 시즌2': 차가운 매력의 요섹남 임슬옹

임슬옹은 현재 네이버 TV캐스트에서 방영 중인 웹드라마 '연애세포 시즌2'에서 뛰어난 플레이팅으로 찬사를 받는 인기 쉐프 박태준 역으로 열연 중이다. 극 중 박태준은 첫사랑과의 이별의 아픔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신의 연애세포를 스스로 없애 사랑이라는 감정을 포기해버린 차도남이다.



임슬옹은 요리 신을 소화하기 위해 무한도전 출연으로 잘 알려진 양지훈 쉐프에게 특훈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촬영 중에도 틈틈이 조언을 구하며 요리 연습에 매진하는 등 진정한 요섹남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특히 극 중 임슬옹이 연기하는 태준은 '오늘의 키친'이라는 요리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신청자들의 사연에 따라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내는데, 이 장면은 드라마가 자랑할 만한 또 하나의 볼거리로 손 꼽힌다. 첫 화부터 렌틸 콩에 올리브를 첨가한 고기 요리가 등장해 보는 이들의 입맛을 돋구었고, 앞으로 연어 코스 요리, 칠리 자장면, 생선찜 등 시청자들의 미각과 시각을 동시에 자극할 요리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임슬옹이 요섹남으로 출연하는 '연애세포 시즌2'는 예봄(조보아)과 연애 실패 후 사랑을 포기한 태준(임슬옹)의 연애세포 네비(김유정)가 연애세포은행을 탈출하면서 벌어지는 연애유발 판타지로맨스이다. 총 12부작으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네이버 TV캐스트(http://tvcast.naver.com/lovecell2)를 통해 0시에 방영된다.





▲ '오 나의 귀신님': 츤데레 매력의 요섹남 조정석

지난 여름 16주 연속 시청률 1위를 달성하며 안방극장을 달달함으로 초토화시킨 tvN 로맨틱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이 드라마의 흥행 중심에는 겉으로는 까칠하지만 마음은 따뜻한 츤데레한 매력의 요섹남 강선우(조정석)가 있었다.



극 중 조정석은 국내 최고의 스타 쉐프로 등장한다. 그는 크랭크업 전부터 현직 쉐프에게 요리 강습을 받는 한편 혼자서도 틈날 때마다 요리 연습에 매진하여 카리스마 넘치게 주방을 진두 지휘하는 강선우 역을 리얼하게 표현해냈다. 또한 기본적인 칼질은 물론 연어 회를 뜨는 모습이나, 파스타를 만드는 장면까지 모두 대역 없이 소화해내며 완벽한 요섹남 등극은 물론 배우로서도 '납득이' 이후 또 한 번의 전성기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 '삼시세끼-정선편': 허당 매력의 요섹남 옥택연

임슬옹이나 조정석처럼 완벽한 요리 실력으로 매력을 배가시키는 요섹남이 있는 반면, 부족하고 서툴러 허당끼 가득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발전해나가 응원해주고 싶은 요섹남도 존재한다. 최근 종영한 tvN '삼시세끼-정선편'에서 미워할 수 없는 옥 쉐프의 모습을 보여준 2PM의 옥택연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옥택연은 방송 초반이었던 작년 10월만 해도 '꼭 쌀을 씻어서 밥을 지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천연덕스럽게 던져 모두를 경악케 할 정도로 요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엉성하고 제멋대로 요리하는 그의 모습에 주변 사람들은 매번 흔들리는 눈빛을 감추지 못한 채 그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곤 했다. 그러나 회가 거듭할수록 그의 요리 솜씨는 주변의 도움과 스스로의 깨우침 속에 일취월장했고, 콩자반, 멸치볶음과 같은 밑반찬은 물론 카레라이스, 스파게티 등의 요리도 맛있게 만들어내 옥순봉의 옥 쉐프이자 아이돌 계의 자수성가 형 요섹남으로 진화하는데 성공했다.





▲ '삼시세끼-만재도 편': 엄마같은 매력의 요섹남 차승원

올해 초 차승원은 tvN '삼시세끼-만재도' 편에 출연해 모두의 예상을 깬 반전 요리 실력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모델 출신답게 완벽한 비율과 긴 다리에 상남자 외모로 주방 근처에는 가지도 않을 것 같던 이미지였던 그는 제한된 식재료와 조리 도구를 이용해 게스트들도 감탄을 금치 못하는 요리들을 뚝딱 만들어 내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그가 만재도에 머무르며 만들어 낸 제육볶음은 한동안 '삼시세끼 제육볶음'으로 실시간 검색어를 휩쓸었고, 거북손 비빔면, 수제 어묵, 홍합 짬뽕, 가지 볶음 등은 지금도 '차승원 레시피'로 쉽게 온라인 상에서 찾을 수 있을 정도로 그 맛을 인정 받았다.



그의 요섹남으로서의 진가는 이국적이고 도시적인 외모에서 풍겨오는 이미지와 달리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는 아줌마스러운 소탈한 말투와 행동들이 소탈한 매력으로 비춰질 때 발휘되고 있다. 과거 다가가기 힘든 카리스마 이미지의 모델이자 배우 차승원이 아닌 야무진 살림꾼같이 모든 요리도 척척해서 상 위에 내어 놓는 '차줌마' 차승원이 바로 요즘 시대의 새로운 요섹남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