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서초 세바른병원 김태희 원장
사회 초년생인 직장인 박 모씨(27세)는 요즘 남모르는 고민을 앓고 있다. 비정상적으로 땀이 많이 나는 손 때문이다. "심각한 질병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느낄 때가 많다. 거래처와의 미팅 때 먼저 악수라도 하려고 하면 어쩔 수 없이 축축한 손바닥을 내밀어야 하니, 여간 민망한 것이 아니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박 씨처럼 손이나 발, 얼굴, 겨드랑이 등에 과도하게 땀이 나는 다한증을 앓는 사람들이 주변에 적지 않다. 다한증은 특별히 통증을 불러오지는 않지만 생활에 적잖은 불편을 초래한다. 발병 부위에 따라 피부의 색깔이 변하거나 심지어 악취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거나 우울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서초 세바른병원 김태희 원장은 "신체에 대칭적으로 발한이 심하거나 사회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받을 정도로 땀의 양이 많다면 이를 다한증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는 것이 좋다. 또한 가족력이 있는 경우, 잠을 자는 동안에는 비교적 땀이 나지 않는 경우에도 다한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한증은 땀의 분비를 제어하는 자율신경계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한다. 이것이 신경계통의 질환이나 갑상선기능항진증, 당뇨병 등으로 인해 유발되었다면 해당 질환에 대한 치료가 선행돼야 하지만, 특별한 원인이 없는 원발성 다한증이라면 여러 치료법을 고민해볼 수 있다.
약물치료, 교감신경절제술 등 치료법 활용…보톡스로 땀 분비 억제 가능
가장 흔하게 쓰이는 치료법은 역시 약물치료다. 먹는 약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땀이 나는 부위를 씻고 건조시킨 뒤 약물을 바르는 방법이 많이 사용된다. 이는 비용이 저렴하고 방법이 간단한 반면 지속 기간이 짧고 사람마다 체감하는 효과의 차이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영구적인 방법을 원한다면 교감신경절제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간단한 수술적 치료를 통해 과도하게 땀을 분비하도록 만드는 교감신경을 말 그대로 절제해주는 것이다. 이는 전신에 나타나는 다한증이 아닌 국소적으로 발병하는 다한증에 주로 활용된다. 다만 치료 후 시술 부위 외에 다른 부위에서 땀이 나는 '보상성 다한증'이 후유증으로 남을 수 있어 이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최근에는 이 같은 기존 치료의 단점을 보완한 치료법으로 보톡스가 주목받고 있다. 보톡스는 얼굴의 주름을 제거하거나 안면의 윤곽을 잡아주는 등 성형에 많이 이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에는 다한증의 치료에도 보톡스를 활용하는 추세다.
서초 세바른병원 김태희 원장은 "다한증이 있는 부위에 보톡스를 주입하면 발한을 억제하고 땀의 분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며 "이는 손이나 발처럼 국소적으로 땀이 나는 경우에 적합한 치료로 보톡스의 양에 따라 시술 후 6개월에서 1년 가량 효과가 지속되는데, 겨드랑이 다한증의 경우 90% 이상에서 효과를 본다"고 설명했다.
보톡스를 이용한 다한증 치료는 흉터가 없고, 소요시간이 20분 가량일 정도로 시술이 간편해 각광받고 있다. 특히 양질의 국내산 보톡스가 출시되면서 가격이 크게 인하돼 금전적인 부담도 적은 편이다. 단 정확한 부위에 적량을 투여해야만 효과가 오랫동안 지속되므로 임상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에게 시술받을 것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