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리더십이 바뀐다] '승부사' 최태원, 혁신으로 재도약 이끈다

입력 2015-09-14 18:09
수정 2015-09-14 20:01


<앵커>

급변하는 경제 상황 속에서 우리 경제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의 경영방식 역시 자연스레 바뀌고 있는데요.

한국경제TV는 연속 기획으로 주요 기업 수장들의 리더십을 집중 조명하고 있습니다.

그 두 번째 시간,

과감한 투자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리더십을 임동진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그 동안 SK그룹은 오너의 부재가 얼마나 기업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그룹 전체의 매출액은 수년 째 제자리 걸음이었고 ADT캡스와 STX에너지, KT렌탈 등 굵직굵직한 M&A에 뛰어들었지만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복귀한 지 이제 한 달.

최 회장의 저돌적인 '추진력'으로 SK그룹의 변화는 시작됐습니다.

업무파악 3일만에 반도체 공장 증설에 46조원 투자를 결정한 것이 가장 큰 사례입니다.

D램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 회장은 오히려 정면 돌파를 선택했습니다.

SK그룹 고위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수감시절에는 대동단결을 외쳤고 지금은 '혁신'과 '돌파'를 강조한다"고 말했습니다.

최 회장의 과감한 투자는 국내 경제활성화에도 청신호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태희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

"(반도체는)최첨단 산업이고 다른 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도 크기 때문에 국가경제적으로는 상당히 고마운 일이다. 배출된 인력들이 취업도 하고 그걸 바탕으로 다른 산업들에 전반적으로 선순환 구조를 줄 수 있는 바탕이되기 때문에..."

이처럼 최 회장이 과감한 결단을 할 수 있는 배경은 '현장 경영' 덕분입니다.

출소 당일부터 최 회장은 직접 발로 뛰며 그 동안 챙기지 못했던 그룹 내 주요 현안들을 파악하고 청사진을 그렸습니다.

지역 공장과 연구소는 물론 중국 등 해외 현장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최태원 SK그룹 회장 / 8월 17일 출근길

"최대한 빨리 움직여보려고 합니다. 현장도 가봐야 또 제가 파악할 수 있으니까.."

앞으로 최 회장의 과제는 효율성 강화를 위한 사업재편입니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시나리오는 현재 SK텔레콤 아래 묶인 SK하이닉스와 SK플래닛 등을 지주사인 SK주식회사의 자회사로 승격시키는 것.

특히 SK하이닉스에 대한 SK그룹의 지배력이 강화되면 신규 투자와 사업 확장이 수월해집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공정거래법 제약을 받는 손자회사여서 계열사를 만들거나 다른 기업을 인수하려면 해당 회사 지분을 100% 취득해야 하지만, 자회사가 되면 일정 지분만을 손에 넣어도 경영권 확보가 가능합니다.

또 하나의 숙제는 신성장동력 마련입니다.

SK그룹의 성장은 최 회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수년 동안 정체에 빠졌습니다.

그룹의 간판기업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37년 만에 첫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경영일선 복귀와 함께 무거운 짐도 함께 짊어지게 된 최태원 회장.

혁신과 강한 추진력으로 SK그룹의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임동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