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국내 기업 인수합병 (M&A) 역사상 최대 규모인 8조원에 육박하는 과감한 '베팅'으로 홈플러스를 품었다.
자산 6조6,307억원, 매출 8조5,682억원의 홈플러스를 손에 넣으면서 MBK가 보유한 기업들의 전체 자산 규모는 38조원, 매출은 16조원으로 늘었다.
국내 대기업(공기업 제외)과 비교하면 자산 기준 15위, 매출 기준 19위의 기업집단에 해당한다.
매출 기준으론 두산그룹을, 자산 기준으론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을 앞선다.
MBK는 홈플러스 매각 예비입찰에서부터 7조원이 훨씬 넘는 가격을 제시하며 치고 나갔다.
다른 인수후보들이 적정가격으로 5조~6조원을 거론할 때여서 "예비입찰에서 이미 승부가 갈렸다"는 평가마저 나왔다.
인수 가격이 워낙 높다 보니 MBK가 무리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홈플러스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기업의 현금창출능력)은 7,584억원으로, 7조2천억원(직원 위로금 포함)의 인수가격은 지난해 홈플러스 현금창출능력(EBITDA)의 약 10배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문제는 홈플러스의 EBITDA가 지난 몇 년간 계속해서 줄고 있다는 점이다.
2011년 9,618억원에 달했던 홈플러스의 EBITDA는 지난해 7,584억원까지 꾸준히 하락했다.
성장이 정체된 대형마트 업계의 상황을 볼 때 과거 수준의 EBITDA를 회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MBK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전략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IB업계에선 MBK가 '자산 유동화→분할 매각' 출구 전략을 쓸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점포 자산 유동화를 통해 현금을 최대한 빨아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140개 대형마트(홈에버 매장포함) 가운데 세일앤드리스백(점포 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이미 자산 유동화가 이뤄진 곳은 서울 영등포점과 금천점 등 13곳에 불과하다.
자산 유동화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나면 분할 매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홈플러스를 통으로 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1, 3위인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독과점 규제 때문에 인수 자체가 불가능하고, 대형마트 진출을 노리는 다른 대기업이 사기엔 부담스러운 규모다.
일단 828개의 점포를 갖고 있는 슈퍼마켓 체인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분할해 규모를 줄이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마트 지점 가운데 일부 점포를 독과점 규제에 걸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마트와 롯데마트에 잘라 파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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