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업무용 차량 구입비에 대한 경비처리 상한액 설정'을 근본적 해법으로 제시하는 법률개정안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법인이나 고소득 개인사업자들이 업무용으로 보기 힘든 필요 이상의 초고가 차량을 업무용으로 구매해 세금을 탈루하는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 국회의원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겁니다.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업무용 차량 구입비에 대해 대당 3천만원까지만 회사 경비로 인정하고, 업무용차를 운행하는 동안 발생하는 유지비에 대해서도 연간 대당 6백만원까지만 경비산입을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소득세법과 법인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김 의원은 "기존대로 업무용 자동차에 대해서만 전액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것은 조세형평을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고, 업무용 자동차를 개인용도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아 탈세의 우려가 커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종훈 의원에 앞서 업무용차 관련 법인세법과 소득세법 개정법률안을 발의한 여야 의원들도 일제히 경비처리 한도 신설 조항을 입법안에 포함시켰습니다.
새정치국민연합 김동철 의원은 대당 3천만원, 새누리당 함진규 의원은 대당 4천만원 한도 내에서 업무용차 구입비를 회사 경비로 인정하는 소득세법 및 법인세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했습니다.
업무용차 구입비에 대해 경비처리 상한액이 설정되면 한도금액을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과세가 이뤄지기 때문에 '무늬만 업무용차'로 불렸던 고가의 업무용차를 실효성 있게 규제할 수 있다는 것이 여야 의원들의 인식입니다.
업무용 자동차 구입비에 대해 경비처리 한도를 설정해야 한다는 여야 국회의원 법률개정안은 한도를 따로 설정하지 않은 정부안보다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업무용차 경비처리 관련 법인세법·소득세법 개정안은 비상식적으로 높았던 업무용차 구입비에 대한 경비처리 제한은 전혀 없고, 사업주 가족의 사적 사용 방지와 사적 사용에 따른 비용에 대한 과세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겁니다.
정부안은 임직원 전용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모든 업무용차의 구입·유지비에 대해 50%는 기본으로 경비처리를 허용하고, 나머지 50%는 운행일지를 작성해 업무용으로 사용한 비율만큼만 경비로 인정해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러나 1,000만~2,000만원대 업무용차 1대만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 사업자들은 개인용 차량을 별도로 구매하지 않는 이상 업무용차를 100% 업무용으로만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정부 개정안은 중소사업자들에게 수백만원에 달하는 세금을 부과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예를 들어 중소 사업자들이 3천만원 이하인 업무용차를 구입할 경우 여야 국회의원들의 개정법률안처럼 3,000만~4,000만원 한도 내 구입비 전액을 경비할 수 있도록 하면 해당 중소 사업자들은 지금처럼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정부안대로 세법개정안이 시행되면 중소 사업자들은 100% 업무용 사용을 입증하거나, 차량에 대형 로고를 부착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세금을 부담할 수밖에 없어 '서민증세'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의원들의 견해입니다.
뿐만 아니라 정부안은 저가차에서부터 고급차까지 50~100% 내에서 일괄적으로 같은 공제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고가차 구입자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가는 문제도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자동차 업계는 "여야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개정법률안처럼 업무용차 구입비에 대해 합리적 수준의 경비처리 한도를 설정하는 것이 중소 사업자 보호와 조세 형평성 훼손 방지 측면에서 정부 세법개정안보다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